[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의 해외 방산 사업을 이끌 마이클 쿨터(Michael Coulter)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외사업 총괄 대표이사 내정자가 정식 취임을 약 3개월 앞두고 현장 경영에 나섰다. 한화 방산 사업의 한 축인 '한화오션'을 방문해 경영진과 회의를 가졌다. 특히, 미국 함정 사업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현지 정부·방산 업계에 있었던 경험을 살려 미래 전략을 구상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쿨터 내정자는 전날 서울 중구 그랜드센트럴 빌딩에 위치한 한화오션 사무실을 찾았다. 어성철 특수선사업부장(사장)과 정승균 특수선 해외사업단장(부사장) 등 한화오션 경영진과 만나 해외 함정 사업 현황을 공유하고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한화오션은 육·해·공을 아우르는 한화의 방산 포트폴리오 완성에 정점을 찍은 회사다. 한화는 2022년 말부터 한화디펜스와 한화 방산 부문으로 쪼개진 사업을 모두 합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출범시켰다. 이듬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완료해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바꿨다. 방산 계열사들의 힘을 합쳐 종합방산회사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한화의 비전 달성에 해양 방산 사업은 빠질 수 없다. 한화오션은 유럽과 미국 등에서 수주에 매진하고 있다.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를 두고 HD현대중공업, 프랑스 나발그룹, 독일 TKMS 등과 경쟁 중이다. 미국 차세대 함정 사업 수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함정 수주 영토를 확장하며 한화 방산 사업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쿨터 내정자가 한화오션을 찾은 이유다.
쿨터 내정자는 이날 한화오션이 역점을 두고 있는 미국 함정 사업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한화오션은 지난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함의 MRO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달 12일에는 미국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인 '유콘'함의 정기 수리 사업자로 선정됐다. 두 사업의 계약 규모는 각각 1400만 달러(약 200억원), 1900만 달러(약 270억원)로 사업 기간은 3개월, 5개월이다
한화오션은 두 MRO 사업 수주를 계기로 미 함정 시장 진출에 나섰다.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 인수를 완료했으며 향후 현대화에 투자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앞서 한국 조선소와의 협력 의사를 직접 밝힌 만큼 미국 내 수주 기회가 널릴 것으로 전망된다.
쿨터 내정자는 취임 전까지 한화오션을 비롯해 현장을 돌며 주요 계열사의 사업 현황을 확인하고 해외 방산 사업 청사진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쿨터 내정자는 미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부차관보과 국방부 차관보 대행,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수석 부차관보 등을 역임했다. 글로벌 방산기업인 제너럴다이내믹스와 레오나르도 DRS에서 경력을 쌓고 최근 한화에 영입됐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과 함께 한화의 해외 방산 사업을 책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