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노광) 장비 산업이 5년 내 약 2배 성장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고성능컴퓨팅(HPC) 확대에 따라 최첨단 공정 기반 차세대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26일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EUV 노광 장비 시장 규모는 올해 121억8000만 달러(약 17조7682억원)에서 2029년 226억9000만 달러(약 33조1002억원)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13.2%에 달할 전망이다.
마켓앤마켓은 전 세계의 디지털화가 EUV 노광 장비 시장 성장의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분석, AI, 머신 러닝이 기업 내에서 의사 결정과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는 데 점차 사용되면서 고밀도, 고성능 집적회로(IC)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필요한 연산 능력과 에너지 효율성을 제공하는 고성능 칩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EUV 노광 장비가 필수적이다.
노광 기계는 반도체 칩 제조 장비로 높은 기술력을 요한다. 집적회로 제작 시 실리콘 칩 표면에 만들고자 하는 패턴을 빛으로 촬영한 수지를 칩 표면에 고정한 후 화학 처리나 확산 처리하는 기술이 쓰인다. EUV 노광 장비는 다른 노광 장비보다 짧은 파장의 빛을 사용해 정밀도를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과 광원부품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다. 파운드리의 경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EUV 노광 장비를 도입해 하이엔드 칩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파운드리는 EUV 장비를 기반으로 선단 공정 노드와 높은 트랜지스터 밀도를 구현한다. 광원 부품은 고정밀 반도체 제조를 위해 필요한 EUV 파장을 생성하는 데 사용된다. 고해상도, 고속 처리에 필요한 높은 에너지와 밝기를 제공한다.
마켓앤마켓은 세계 여러 지역 중 아시아·태평양에서 EUV 노광 장비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 물론 대만, 중국의 반도체 제조사들이 EUV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리소그래피 장비 시장은 사실상 △ASML △니콘 △캐논 등 3사가 독점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 3사의 시장점유율을 90% 이상이다. 이중에서도 ASML은 EUV 노광 장비를 비롯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압도적인 매출을 자랑한다. 3사 매출을 모두 합쳤을 때 ASML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이다.
마켓앤마켓은 "EUV의 정밀 패터닝 기능은 Al 가속기 및 딥 러닝 프로세서에 필요한 것을 포함해 더 복잡한 칩 설계를 정확하게 생산하는 데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반도체 제조업체는 차세대 HPC 애플리케이션의 엄격한 성능 요구 사항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