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포스코가 인도에서 LX인터내셔널과 합작해 건설한 냉연강판 가공 공장의 독자 운영에 나선다. 현지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 효율화 전략의 일환으로, '철강 경쟁력 재건'을 선언한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의 광폭 행보가 가속화되고 있다.
27일 인도 경쟁위원회(CCI)에 따르면 포스코 인디아 PC법인은 최근 LX인터내셔널이 보유한 포스코 IPPC(India Pune Processing Center)법인 지분 35%를 매입하기 위해 경쟁위원회에 반독점 심사를 신청했다. 경쟁위원회 승인시 인디아 PC법인은 지분 매수 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인디아 PC법인이 LX인터내셔널이 가진 지분을 모두 사들이고 나면 IPPC는 인디아 PC법인이 100% 소유하게 된다. 포스코는 이번 거래를 통해 분리됐던 현지 법인을 통합해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인도 내 철강 가공·유통 네트워크에 대한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경쟁위원회의 승인은 문제없이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디아 PC법인이 IPPC법인 지분을 매입하는 것은 사실상 그룹 내 지분 거래이기 때문이다. 또 인도 철강 시장 내 부정 경쟁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적다.
IPPC는 포스코가 LX인터내셔널이 과거 LG상사 시절인 지난 2005년 설립한 법인이다. 2006년과 2009년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 각각 연간 23만8000톤(t)과 22만2000t 규모의 1·2공장을 준공했다. 2011년 안드라프라데시주에 연간 생산능력 2만9000t을 갖춘 3공장까지 완공했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인도 철강 사업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초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포스코 마하슈트라 △인디아 PC △IPPC 등 3개 계열사 지분을 포스코에 매도했다. 처분 금액은 각각 5042억원, 996억원, 368억원이다. 철강 사업의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조치라는 게 포스코홀딩스의 설명이다.
지난 10월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철강, 2차전지 소재, 재생에너지 분야 사업에 협력하는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양사는 연간 500만t 규모 일관 제철소를 합작 건설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포스코는 현재 인도 마하라슈트라에 180만t 규모의 냉연·도금 공장과 델리, 아메다바드(구자라트주) 등에 5개의 철강 가공 공장을 운영 중이다.
장인화 회장은 철강을 이차전지소재와 함께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하고 관련 사업 역량 강화에 적극적이다. 올 4월 확정 발표한 포스코의 7대 미래혁신 과제에서는 가장 먼저 ‘철강 경쟁력 재건’을 꼽았다. 인도와 북미 등 글로벌 상공정 중심의 고성장·고수익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인도는 2030년까지 연평균 경제성장률 6.7%가 전망되는 세계 최대 성장 시장이다. 철강 전문 분석 기관 WSD(World Steel Dynamics)에 따르면 인도 철강 수요는 연평균 7%씩 증가해 2030년 1억9000만t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