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국내 스마트폰 부품 제조사 '유티아이(UTI)'가 베트남에 새로운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베트남 사업 확대 전략에 발맞춰 현지 생태계 구축을 돕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31일 빈푹성에 따르면 유티아이는 이달 초 빈푹성으로부터 베트남 신규 법인 '유티아이 비나 빈푹(UTI VINA VINCH PHUC)'이 집행할 투자에 대한 허가 증서를 받았다. 3500만 달러를 투자, 연간 3000만 개 규모 스마트폰과 태블릿용 커버글라스를 생산할 예정이다.
신공장은 빈푹성 내 탄롱(Thăng Long) 산업단지에 들어선다. 유티아이는 지난 10월 'CNC테크 탕롱'과 1만2000㎡ 크기의 공장 건물 임대 계약도 체결했다. 총 500명을 신규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되며, 이중 485명을 현지인으로 고용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6월 공장을 본격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2월까지 법적 절차와 공장 정비를 완료한다. 4월 기계 설치, 인력 채용·교육을 마무리한다. 4~5월에 걸쳐 공장 시범 운영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유티아이는 2016년 5월 베트남 생산법인 '유티아이 비나(UTI VINA)'를 설립하며 베트남에 처음 진출했다. 유티아이 비나는 스마트폰 카메라 윈도우 가공과 제조를 전문으로 한다. 타이응우옌 디엠 투이(Điềm Thụy) 산업단지에 위치한 공장에서 평균 월 2200만 개의 스마트폰 카메라 보호 유리와 월 780만 개의 스피커 보호 필름을 생산한다.
지난달 폴더블 커버글라스 가공·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유티아이 비나 빈푹'을 설립하며 베트남 사업 확대를 공식화했다. 초기 자본금 약 100만 달러로 출범했다. 유티아이는 최근 유티아이 비나 빈푹에 약 8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유티아이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강화유리 가공을 주력 사업으로 삼고 있다. 핵심 상품은 카메라 윈도우커버 글라스로 스마트폰의 카메라 렌즈를 보호해 주는 부품이다. 미국 코닝과 MSA(Manufacturing Services Agreement) 계약을 맺고 증착 기술을 이전 받아 폴더블 스마트폰용 초박형 강화유리(UTG)와 플렉시블유리(UFG) 생산 역량도 확보, 신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베트남과 미국에 해외 법인을 두고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 샤프 등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티아이의 핵심 고객사다. 유티아이는 지난 2015년 하반기 갤럭시 노트5를 시작으로 삼성전자와 인연을 맺고 1차 협력 업체로서 입지를 다져왔다. 프리미엄과 보급형 모델의 카메라 윈도우 커버 글래스 공급을 책임졌다. 삼성전자에 누적 10억 개 이상의 출하량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UTG, UFG 등까지 공급 품목을 다변화하고 있다.
유티아이가 베트남에 신규 투자를 결정한 것도 삼성전자를 근거리에서 지원하기 위해서다. 빈푹성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는 물론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이 위치한 박닌성과 인접한 지역이다. 차로 약 1시간 내외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공급 등이 용이하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 박닌 생산법인을 비롯해 호찌민 가전복합단지, 타이응우옌 생산법인,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법인 등 총 4개의 법인을 두고 있다. 1995년 호찌민에서 TV 생산을 시작한 후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장비 등으로 생산 품목을 늘려왔다. 스마트폰은 전체 생산량의 절반 수준인 연간 1억5000만 대 가량을 베트남 생산기지에서 제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