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LG전자가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와 손잡고 6G 네트워크 상용화 기반이 되는 고주파수 대역에서의 초고속 데이터 전송에 성공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6G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9일 프라운호퍼 연구소에 따르면 LG전자는 프라운호퍼 응용고체물리연구소(IAF)·하인리히-헤르츠 연구소(HHI)와 함께 진행한 시험에서 세계 최초로 D-밴드(110~170GHz)에 해당하는 160GHz 대역에서 다수의 사용자에게 동시에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고속 전송했다. LG전자와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최초로 개발한 '하이브리드 듀얼 아날로그 빔포밍 라디오 헤드'가 시연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
160GHz는 6G가 목표로 하는 서브-테라헤르츠(sub-THz) 대역에 속한다. 160GHz 대역에서의 고속 데이터 전송은 6G 데이터 전송 속도와 네트워크 용량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6G 상용화를 위해서는 초저지연, 고밀도 사용자 지원 등 여러 과제가 남아 있으나 이번 시험을 통해 6G 데이터 전송 실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특히 160GHz 대역에서 다수의 사용자가 동시에 데이터를 고속으로 전송할 수 있으면서 장애물이 있더라도 신호가 끊기지 않도록 최적화된 기술을 사용해 안정적인 연결을 실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D-밴드 주파수는 고속·저지연·고용량 통신을 지원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건물이나 사람 등 장애물에 민감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전송하는 데 정교한 기술이 요구돼 왔기 때문이다.
LG전자와 프라운호퍼 연구소 측은 D-밴드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듀얼 아날로그 빔포밍 기술을 적용한 라디오 헤드(무선 통신 시스템에서 신호를 송수신하는 장치)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빔포밍은 안테나를 통해 받은 신호를 특정한 수신기기 방향으로 집중시켜 신호를 강하게 송수신하는 기술이다. 새로운 프로토타입은 50dBm(100W)의 강력한 유효복사전력(EIRP)을 제공해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해준다.
LG전자와 프라운호퍼 HHI는 △아날로그 RF 빔포밍 회로 △통합 안테나 △빔포밍 유전체 렌즈를 설계했다. 프라운호퍼 IAF는 △파워 앰프 △저잡음 앰프(LNA) △업/다운 컨버터 △RF 스위치 회로를 만들었다.
LG전자와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일찍부터 6G 상용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왔다. 지난 2021년 6G THz 대역을 활용해 실외에서 통신 신호를 직선 거리 100m 이상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통신 신호를 안정적으로 출력하기 위해 출력 신호가 최대 15dBm에 이르는 전력 증폭기를 공동 개발했다. 이듬해에는 약 1년 만에 거리를 320m까지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