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국내 1위 아스콘(아스팔트 콘트리트) 전문기업 '에스지이(SG)'의 우크라이나 도로 재건 프로젝트가 구체화되고 있다. 양사와 우크라이나 정부 간 아스콘 사업 협력에 속도가 붙으며 신규 수주 낭보가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우크라이나 인프라 재건·개발국(State Agency for Restoration and Infrastructure Development)은 20일(현지시간) 세르히 수코믈린 국장이 최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SG 우크라이나 사무소 대표단과 만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1분기내 현지 도로 일부 시범 구간에 SG의 최신 기술이 적용된 도로 코팅 공법으로 도로 포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수코믈린 국장은 "파트너사들은 한국 기술을 활용해 도로에 아스팔트 포장을 깔 것을 제안했고 우리는 이런 협력에 관심이 있다"며 "그들은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해당 기술에 대한 특허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서는 이 기술이 10년 동안 활용돼 왔고 그 기간 동안 효율성이 입증됐다"며 "소음과 먼지가 적고 포장 도로의 손상도 최소화되고 비용도 훨씬 저렴하다"고 평가했다.
언급된 SG 기술은 SG가 작년 12월 우크라이나에서 취득한 에코스틸아스콘 관련 특허로 보인다. SG는 같은해 5월 '제강 슬래그 골재 생산 및 제강 슬래그 아스팔트 콘크리트 혼합물 제조방법’라는 제목의 특허를 출원하고 7개월 만에 당국 승인을 확보했다.
에코스틸아스콘은 일반 아스콘과 달리 제강 후 발생한 부산물을 새롭게 가공한 슬래그를 사용해 생산하기 때문에 기존 아스콘 대비 강도와 내구성이 월등히 개선된다. 또 일반 아스콘 생산에 필요한 천연골재를 사용하지 않아 산림훼손 등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제품으로 꼽힌다.
SG는 특허 취득 후 에코스틸아스콘에 대한 우크라이나 규제 기관의 품질·성능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품질·성능 테스트와 환경 적합성 평가 등을 거쳐 당국 기준과 기술 요구 사항을 충족시킨 후 승인을 확보, 우크라이나 현지 시장에 공식 진출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SG는 작년 7월 '해외 아스콘 및 에코스틸아스콘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해외 사업 발굴과 수주를, SG가 현지 기술권 확보와 제조·시공을 맡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인도, 인도네시아 등에서 공동 사업을 펼치는 데 뜻을 모았다.
포스코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 2023년 그룹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철강 △식량 △2차전지 소재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의 5대 영역에서 재건 사업 참여를 추진했다.
SG는 일찍부터 우크라이나 시장에 뛰어들어 사업 기반을 닦아왔다. 국내 중견·중소기업으로는 유일하게 현지 법인 'SG우크라이나(SG Ukraine)’를 설립했다. 우크라이나의 철강회사 두 곳으로부터 에코스틸아스콘 원재료인 제강 슬래그를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현지 아스콘 공장 을 인수해 자체 생산시설을 구축, 우크라이나 시장 경쟁력을 강화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SG는 우크라이나에 앞서 인도 도로 정비 시장 진출을 추진한 바 있다. 바잔 랄 샤르마 라자스탄주 주총리와 만나 포장 도로 사업 의사를 타진했다. 아스콘 제조 공장 설립도 검토키로 했다. 포장 등 도로 정비시 필수적으로 필요한 아스콘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비용을 절감하고 시공 속도를 높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SG는 지난달 인도 건설회사 아쇼카빌드콘과 3자간 업무협약을 맺고 인도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본보 2024년 9월 10일 참고 포스코인터·SG, 인도 라자스탄 도로 정비 사업 진출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