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오뚜기가 할랄 시장 공략 전진 기지 구축을 위해 베트남 박닌에 라면 공장에 짓고, 3조2700억달러(약 4751조3100억원) 규모의 할랄 식품 시장 공략을 공격화한다. 박닌공장은 동남아시아와 중동을 중심으로 세계 할랄 푸드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는 허브 역할을 맡는다. 오뚜기는 할랄 시장 공략의 전략적 거점인 이 공장을 통해 더욱 빠르고 효과적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오뚜기는 10일(현지시간) 베트남 수도 하노이 인근 박닌공장 내 할랄 생산라인에서 생산한 수출용 진라면을 첫 출하했다. 지난해 12월 준공을 마치고 무이(MUI) 할랄 인증을 받았다. 3개월 만에 완공돼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무이 할랄 인증은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JAKIM), 싱가포르 할랄 인증기관(MUIS) 등과 더불어 세계 3대 할랄 인증기관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 할랄인증청(PBJPH)에서 부여한다. 전세계 40여개국에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
오뚜기는 베트남 할랄 생산기지를 거점으로 삼아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 20억명 규모 해외 할랄 푸드(이슬람 문화에서 허용하는 식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할랄 푸드 시장은 오뚜기가 북미와 더불어 글로벌 사업 확대를 위한 핵심 시장으로 선정한 곳이다.
오뚜기가 글로벌 할랄 푸드 시장에 집중하는 배경은 무슬림 인구 증가와 경제력 향상에 힘입어 성장 잠재력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또 해외 매출 비중을 높여 내수침체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인도 시장조사업체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는 오는 2028년 글로벌 할랄 식음료 시장 규모가 3조27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1년 2조9000억달러(약 4213조7000억원) 규모였던 시장이 향후 7년간 연평균 성장률 6.56%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이다.
해외 시장 공략 준비를 마친 오뚜기가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오뚜기는 2023년 글로벌사업부를 글로벌사업본부로 격상하고 김경호 전 LG전자 해외사업 유럽총괄(부사장)을 글로벌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영입한 바 있다. 지난해 1월 진라면 카자흐스탄 수출길을 다시 연 데 이어 지난 1월 신규 영문 CI(기업 아이덴티티) 'OTOKI'를 미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등 공격적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본보 2025년 1월 20일 참고 오뚜기, 'OTOKI' 첫 글로벌 데뷔…올해 해외 공략 원년으로>
오뚜기가 해외 수출 국가를 70개로 확장시키겠다고 공언한 만큼 베트남 법인이 동남아시아 시장 확장을 위한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오뚜기 관계자는 "베트남 박닌공장 내 할랄 생산라인은 베트남 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에 제품을 공급하는 생산기지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중동 등으로 구성된 글로벌 할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