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로 글로벌 무역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선물 가격이 20일(현지시간) 0.3% 상승한 톤당 1만1270달러까지 올랐다. 1만 달러 선을 갓 넘긴 런던금속거래소(LME) 가격보다 13% 높은 수준이다. COMEX 구리 가격은 연초 대비 27% 급등한 반면, LME 가격은 같은 기간 14%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 가능성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미 상무부에 구리 수입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고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구리에도 25%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때문에 트라피구라(Trafigura), 글렌코어(Glencore) 등 글로벌 원자재 기업과 무역업자들이 관세 부과 전에 선제적으로 미국에 구리 물량을 들여오고 있다. 최소 10만 톤의 구리가 미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본보 2025년 3월 18일 참고 구리값, 5개월 만에 최고치 근접…"1톤 당 1만 달러 넘을 것">
웨이 라이 쯔진마이닝인베스트먼트(Zijin Mining Investment) 책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구리 가격을 지역별로 다르게 형성시키고 있다"며 "미국으로 구리가 몰리면서 다른 지역에서는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친환경 산업 성장으로 인한 공급망 문제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제련소들은 생산량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원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BHP와 리오 틴토(Rio Tinto) 등 주요 광산업체들은 추가 생산 확대를 검토 중이다.
한편, 미 정부의 구리 수입 관세 관련 공식 권고안은 올해 말까지 발표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은 "미국이 연말까지 25%의 수입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