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수입 자동차 25%관세에 따른 현지 자동차 판매 가격이 최대 12% 인상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토요타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현지 딜러 가격 정책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반면 토요타는 고정비 감축을 통해 가격 인상은 없다고 선언했다.
◇美 자동차 가격 11~12% 인상
1일 글로벌 투자회사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 등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여파로 미국 자동차 가격이 평균 11~12% 가량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인상 금액은 모델에 따라 5000~1만5000달러(한화 약 730만~2200만 원) 상승하는 셈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최고 1만 달러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완성차 브랜드가 미국 내 생산기지에서 생산하더라도, 부품 관세로 최소 4500달러 상승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관세 부과에서 취약한 브랜드로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GM과 토요타, 닛산 등을 꼽았다. 이들 브랜드는 현지 판매 절반 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현대차-토요타 엇갈린 행보…"가격 조정 vs 인상 없다"
이처럼 관세 부담 완화를 위한 긴급조치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현대차는 이미 미국 판매 가격 정책 변화를 예고한 상태이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현지 딜러사를 대상으로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인상 가능성을 고지했다.
랜디 파커 HMA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1일 현지 딜러를 대상으로 서신을 통해 "4월 2일 이후 도매 물량에 대한 가격이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혀, 현지 가격 인상을 시사했다.
그러나 토요타는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인상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토요타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자동차 가격을 인상할 의향이 없다"며 "이를 대신 고정 비용을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생산 비용 △인건비 △마케팅 △연구개발 등에 있어 당장 불필요한 지출 차단으로 관세 25%에 따른 가격 인상요인을 상쇄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익성 일부 포기하는 대신 이를 계기로 미국내 점유율을 확대하거나 유지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Cox Automotive)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1분기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총 39만6735대 판매할 전망이다. 시장 점유율은 전년 동기 10.7% 보다 0.2%포인트 하락한 10.5%로 예상된다. 전망치 기준 현대차·기아의 순위는 4위다.
제너럴모터스가 1위(65만6450대)를 차지했다. 토요타와 포드는 각각 54만1248대와 48만3063대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에 이어 △혼다(32만7001대) △닛산-미쯔비시(28만267대) △스텔란티스(27만9752대) △폭스바겐(15만3268대) △스바루(15만3209대) △테슬라(13만8867대)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일 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관세가 영원히 부과될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지속 기간과 예외 인정 등에 대한 변동성은 여전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