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형수 기자] AB인베브의 오비맥주 재인수가 10년을 맞았다. 2009년 미국 사모펀드에 매각했던 오비맥주를 5년 만인 2014년 다시 품에 안았다. 오비맥주는 AB인베브 인수 이후 국내 맥주시장에서 독주체제가 더 확고해졌다. 가정시장을 넘어 유흥과 외식 시장까지 포함한 전체 맥주시장에서 대표 브랜드 카스의 시장 점유율은 50%를 훌쩍 넘어서며 부동의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14일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해 국내 맥주 가정시장 점유율 55%로 1위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2%p 늘어났다. 시장점유율은 △2016년 55% △2018년 58% △2020년 53% 등으로 꾸준히 50%를 웃돌고 있다. 카스 리뉴얼로 브랜드 경쟁력을 제고하고 신제품 한맥을 통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
카스는 2014년 이후 여섯 차례 새옷을 갈아 입었다. 2021년 다섯번째 리뉴얼은 업계 대표적 혁신 사례로 눈길을 끌었다. 국내 맥주 제품에 처음으로 갈색병이 아닌 투명병을 적용했다. 맥주의 청량감과 신선함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투명병을 적용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2021년 신제품 한맥을 새롭게 출시했다. '제2의 카스'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첫 출시 이후 2년 만인 2023년 리뉴얼을 통해 거품 지속력을 높이고 부드러운 목넘김을 극대화했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K라거' 정체성을 강조했다. 거품을 내세운 한맥 마케팅은 단박에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여기에 한맥 특유의 생맥주 같은 거품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한 '거품기'는 맥주 애호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12월 선보인 2차 '한맥 엑스트라 크리미 生(생) 거품기 홀리데이 스페셜 세트' 초도물량 4000개가 일주일 만에 모두 팔려나갔다. 1차 수량이 완판을 기록한 데 이어 흥행 돌풍을 이어갔다.
AB인베브는 맥주 성수기 여름을 앞두고 카스와 한맥을 내세운 마케팅을 펼치며 시장 선두 입지를 굳힌다는 방침이다. 지난 1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향후 마라톤, 재즈 콘서트 등 다양한 오프라인으로 오비맥주의 주력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맥의 경우 매주 수요일 영화 또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과 협업해 '수요 한맥회'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맥주 성수기 여름을 맞아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카스와 한맥을 알리며 선두 지위를 공고히할 것"이라며 "대형마트 등에서 카스를 중심으로 구성한 실속형 패키지도 선보이며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