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자동차 러시아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한 '솔라리스'가 지난달 현지 자동차 시장에서 깜짝 '톱10'에 올랐다. 현대차가 러시아에 복귀할 경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할 수 있다는 방증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13일 러시아 연방통계청인 유럽비즈니스협회(AEB·Association of European Business)에 따르면 솔라리스는 지난 3월 러시아에서 신차 1555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 대비 성장폭이 793.7%에 달한다.
특히 중국 브랜드 싱투(Xingtu)를 밀어내고 처음으로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러시아 전체 수요는 7만9822대로, 전년 동월 대비 45.5% 급감한 가운데 나 홀로 성장했다.
솔라리스는 지난 2023년 12월 현대차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인수한 AGR 오토모티브그룹 자회사 '아트 파이낸스'가 운영하는 완성차 브랜드다. 당시 현대차는 매각 뒤 2년 내 공장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으로 매각 금액 1만 루블(원화 14만5000원)에 공장을 매각한 바 있다.
아트 파이낸스는 현대차로부터 솔라리스 상표권도 양도 받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에서 솔라리스 브랜드 차량 4종(HS, HCR, KRS, KRX)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브랜드별 판매 순위는 로컬 브랜드 라다가 2만5145대(점유율 31.5%)가 판매, 1위를 차지했다. 중국 하발(Haval)과 체리자동차가 각각 9790대(12.3%)와 8409대(10.5%)를 판매, '톱3'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지리(5134대, 6.4%) △창안(3787대, 4.7%) △벨지(2428대, 3.0%) △오모다(2146대, 2.7%) △제투어(1928대, 2.4%) △제쿠(1628대, 2.0%) 순으로 나타났다.
솔라리스 '톱10' 진입은 현대차 입장에서 러시아 재진출 여부와 그 시점을 결정하는데 '가늠자'가 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현대차가 러시아에 재진출할 경우 현지 생산 및 유통망을 정비하는데 있어 비교적 수월하게 안착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솔라리스의 선전은 러시아 내 현대차에 대한 신뢰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방증”이라며 "러시아 우크라이나 종전 등 지정학적 상황이 개선될 경우 현대차 현지 복귀는 시간 문제”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