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하면서 구리 가격이 상승했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5월 인도분 구리 가격은 14일(현지시간) 톤당 1만171달러까지 올라섰다.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도 0.5% 오른 톤당 9195달러에 거래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반도체, 스마트폰, 노트북, 모니터 등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전자제품에 한해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125% 상호관세, 한국을 비롯한 나머지 국가에 부과한 상호관세(트럼프 대통령의 유예 조치로 7월 8일까지는 10% 기본관세만 적용)를 내지 않아도 된다.
관세 부담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산업용 금속인 구리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혼선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에는 "전자제품이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된 게 아니라 다른 관세 범주로 옮기는 것"이라고 밝혀 여전히 불확실성을 남겼다.
이날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도 "반도체는 품목별 관세를 추진하고 있어 상호관세와 중첩되지 않도록 했을 뿐"이라며 "반도체 등 국가 안보에 중요한 품목에는 상호관세와 별개로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ABC뉴스 인터뷰에서 상호관세 제외 공지에 대해 "그 제품들은 상호관세를 면제받지만, 아마 한두 달 내로 나올 반도체 관세에 포함된다"고 말했다.
한편, 14일 발표된 중국의 3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중국 금속 수출업체들이 미국의 관세 조치에 선제 대응해 선적을 앞당긴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 마찰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