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불가리아가 우크라이나에 원자로를 매각하려던 계획을 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최종 결정까지는 의회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16일 불가리아 언론 등에 따르면 아타나스 자피로프 불가리아 부총리 겸 BSP(불가리아 사회당) 총재는 “우크라이나에 벨레네 원전의 원자로 2기를 판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피로프 부총리는 “전 세계적으로 전력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만큼 불가리아도 발전소 개발 필요성이 높아졌다”며 “이번 결정은 보이코 보리소프 GERB(유럽발전시민당) 총재를 비롯한 모든 연립정부 파트너들의 지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불가리아는 지난 2006년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과 계약을 맺고 벨레네 원전에 VVER-1000 2기를 건설하는 작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지난 2009년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미완성 된 원자로 2기를 팔기로 결정했다.
2023년, 우크라이나가 이 원자로를 사서 크멜니츠키 원전 3·4호기에 쓸 예정이었다. 매각 대금은 약 6억 유로(약 9600억원)로 추정됐다.
만약 원자로 매각이 취소되면 현대건설이 수주한 코즐로두이 원전 사업도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불가리아가 원자로 매각 자금 9600억원을, 코즐로두이 원전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매각 불가 최정 결정은 불가리아 관련 위원회와 의회 승인 등이 필요하다.
또 코즐로두이 원전 전체 사업 규모가 20조원에 이르고 모자란 자금은 9600억원, 약 5%에 불과하기 때문에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외부 차입이나 차관 등을 통해 충분히 조달 가능하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지난해 11월 불가리아원자력공사(KNPP NB)와 코즐로두이 원전 사업 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1단계 사업인 설계에 착수한 후 올해 말께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원전 가동 시점은 오는 2035년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