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차그룹이 1분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톱3’를 기록했다. 테슬라 수장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소비자 반발로 테슬라 판매량은 급감했다. 현대차를 비롯한 GM, 포드, BMW 등 주요 완성차 브랜드가 그 공백을 대신 차지했다.
18일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포함)는 1분기 현지 순수 전기차(BEV) 시장에서 총 2만2995대 판매하며 3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2만1468대) 대비 7.1% 늘어난 것이다. 점유율은 7.3%다.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만2843대(5.1%)와 8656대(24.1%)를 기록했다. 제네시스는 1496대를 기록, 전년 대비 성장폭은 50.8%에 달한다.
1위는 테슬라가 차지했다. 다만 전년 동기(14만187대) 대비해서 8.6% 줄어든 12만8100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점유율은 43.5%다. 미국 전기차 전체 수요가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이를 놓고 머스크 CEO가 미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연방 공무원 대량 해고, 예산 축소 등을 주도하자 이에 반발, 테슬라 전체 판매량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1분기 미국 전체 판매량은 29만6228대로 전년 대비 11.4% 늘어났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일찌감치 구매를 서두른 효과에 따른 것이다.
2위는 GM으로 전년 대비 94.1% 급증, 3만1886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10.8%다. 4위와 5위는 각각 포드(2만2550대)와 BMW(1만3538대) 차지했다. 이어 △폭스바겐 9564대(3.3%) △혼다 9561대(3.2%) △리비안 8553대(2.9%) △닛산 6471대(2.2%) △아우디 5905대(2.0%) 순으로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최근 미국 정부의 관세 리스크가 커지면서 현대차의 미국 점유율 확대에 대해 한계가 존재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수입 차량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현대차는 최근 울산공장에서 생산 중이던 전기차 ‘아이오닉 5’와 ‘코나 EV’의 생산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생산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향후 글로벌 점유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 독주 체제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는 디자인, 가격, 주행거리 등 모든 면을 만족시킨 다는 점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며 "SUV 중심 라인업과 첨단 주행 기능 등이 미국 중산층과 가족 단위 소비자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