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정등용 기자] 미국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가스전 개발에 필수인 쇄빙선 조달을 두고 한국 대신 핀란드를 고려하고 있다. 구체적인 협상 금액까지 거론되며 무게추가 기우는 분위기다.
24일 핀란드 언론에 따르면 미국 해안경비대와 핀란드 조선업체 '라우마 마린 컨스트럭션(Rauma Marine Constructions)'은 25억 유로(약 4조380억원) 규모의 쇄빙선 건조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 계약에는 5척의 중형 선박과 3척의 대형 쇄빙선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해안경비대는 3년 안에 중형 쇄빙선 인도가 가능한 조선소를 찾기 위해 여러 조선소를 접촉해 왔으며, 라우마 마린 컨스트럭션의 제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라우마 마린 컨스트럭션은 핀란드 정부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으며, 오는 2028년까지 선박 예약 주문이 완료된 상태다.
라우마 마린 컨스트럭션 외에 헬싱키 조선소도 쇄빙선 건설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캐나다 데이비 그룹(Daive Group)이 소유하고 있는 헬싱키 조선소는 전 세계 쇄빙선의 절반 이상을 건조했지만, 최근 프로젝트 취소 등으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미국은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을 위해 해외 조선사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 1300km에 달하는 가스관을 놓기 위해서는 알래스카의 얼음을 뚫을 쇄빙선이 필요한데, 미국 조선사는 이런 건조 기술을 갖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미국은 그동안 한국을 주목해왔다. 국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경우 모두 쇄빙선을 만들 기술력을 충분히 갖춘데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쇄빙선을 판매한 경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4일 미국 의회 연설에서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 동참국으로 한국을 언급하며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