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이 유럽 태양광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지난달 영국에 앞서 작년 말 스페인 태양광 업체로부터 1GW 규모의 발전 사업권을 인수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성장 가능성이 큰 유럽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의 큐셀부문(한화큐셀)이 스페인 RIC 에너지로부터 태양광 발전소 사업권을 인수했다. 양사는 작년 12월 31일 이미 계약을 마쳤으며 규모는 8000만 유로(약 1043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화큐셀은 이번 계약으로 RIC 에너지가 추진하던 태양광 프로젝트 20여 개를 확보하게 됐다. 발전소 건설과 운영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사업은 세빌과 하엔, 테루엘, 코르도바, 시우다드레안 등 스페인 전역에서 추진되며 총 설비용량은 1GW에 이른다.
한화큐셀은 지난달 영국 하이브에너지로부터 스페인 200㎿급 태양광발전소 사업권도 매입한 바 있다. 직접 운영을 통해 효율을 입증한 후 양도하는 BBS(Buy·Build·Sell)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한화큐셀은 연이은 스페인 투자로 선진 시장인 유럽에 집중해 중국 업체들의 추격에 대응한다. 태양광 셀과 모듈 제조·판매에 이어 사업권 인수를 통한 발전소 운영까지 추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유럽은 미국, 중국과 함께 3대 태양광 시장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재생에너지 정책으로 태양광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지역이다. 업계는 유럽의 연간 태양광 설치 규모가 2018년 12.2GW에서 2022년 30.2GW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지역이다. 현지 정부가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골자로 한 '2021-2030 에너지 및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발표하면서 태양광에 주목하고 있다. 스페인은 일조량이 풍부해 태양광 발전의 최적화된 입지를 갖췄다. 현지 환경부는 2015년 4854㎿였던 태양광 발전량을 2030년 3만6882㎿로 늘릴 계획이다. 발전 비중도 같은 기간 4.6%에서 23.5%로 증가한다.
한화큐셀은 유럽을 핵심 공략 지역으로 삼고 있다. 특히 김 부사장은 2015년에 이어 2016년과 2017년에 독일 태양광 박람회 인터솔라를 찾고 유럽 고객사들과 소통하며 현지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성과도 나오고 있다. 한화큐셀은 올해 유럽·호주 지역 태양광 전문 조사기관 이유피디(EuPD)리서치가 선정한 태양광 모듈 부문 톱 브랜드로 선정됐다. 2014년 이후 7년 연속 유럽에서 최고 브랜드로 꼽혔다. 유럽 최대 태양광 시장인 독일에서는 2018년 시장점유율 11.5%로 1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