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오소영 기자] 한국항공주산업(KAI)이 이라크에 FA-50 추가 수출을 추진한다. 주·야간 표적 식별 센서 '스나이퍼(Sniper) ATP(Advanced Targeting Pod)'를 장착해 표적 탐지 능력이 향상된 수출형 FA-50을 제안하고, 한국형 무기 수요가 높은 중동에서 주력 기종 수출을 확대한다.
7일 글로벌 방산 전문지 디펜스히어(Defensehere)에 따르면 박대서 KAI 전문위원은 지난달 19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이라크 방산전시회(IQDEX 2025)'에서 개량형 FA-50 도입을 제안하며 "스나이퍼 ATP를 추가하는 것이 업그레이드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스나이퍼 ATP는 록히드 마틴의 주·야간 표적 식별 센서다. 야간과 악천후 등 어려운 조건에서도 지상 목표물을 정확히 식별하고 추적할 수 있다. 기존 야간 표적 식별 장비와 비교해 2배 이상 거리에서 3~5배의 해상도로 표적을 획득한다.
KAI는 지난 2019년 FA-50에 스나이퍼 ATP를 장착하기 위한 적합성 시험을 끝냈다. 말레이시아(FA-50M)와 폴란드 수출형 모델(FA-50PL)에 스나이퍼 ATP를 탑재했다.
박 전문위원은 이라크에서도 표적 탐지 성능이 강화된 FA-50을 공급하고 군 현대화를 지원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이라크군은 T-50IQ(FA-50의 이라크 수출 모델명)를 운용 중인데, 이를 (개량형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AI는 지난 2013년 총 21억 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의 FA-50 24대를 수출했다. 당시 국내 방산 수출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맺으며 시장의 이목을 모았다. 이후 조종사 훈련과 후속 군수 지원을 통해 이라크 공군 전력의 한 축으로 FA-50이 자리잡도록 지원했다. 작년 12월에는 1358억원 규모의 수리온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산 무기에 대한 현지의 높은 선호도를 재확인했다.
KAI는 과거 협력 경험을 토대로 기존 기종의 업그레이드를 제안하고 있다. 박 전문위원은 "경쟁사와 달리 KAI는 FA-50을 염두에 두고 T-50 플랫폼을 개발했다"며 "설계 단계부터 전투기 수준의 이중화 시스템을 내장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KAI는 이번 전시회에서 초음속 전투기 KF-21(보라매)와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 소형무장헬기(LAH) 미르온 등 주력 기종과 더불어 무인전투기(UCAV), 다목적무인기(AAP) 등을 선보였다. 박 전문위원은 "많은 방문객이 차세대 유·무인 항공기에 관심을 보였다"며 "이라크 공군을 지원하고 역량을 향상시킬 좋은 사업 기회를 찾길 희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