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선업 부활 신호탄…韓 기회 확장되나

美 조선업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5.5% 성장 전망
정부 대규모 투자 계획…외국 기업에 법적 유연성 제공

[더구루=정예린 기자] 미국이 해군력 확충과 해운력 복원을 위한 조선산업 재건에 나서면서 수십 년간 침체됐던 미 조선업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현지화'를 앞세운 한화오션 등 한국 조선업체들이 방산·친환경 선박·유지보수 등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시장조사기관 'IBIS 월드'에 따르면 미국 조선업 시장 규모는 올해 391억 1530만 달러에서 오는 2030년 511억 3740만 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5.5% 수준이다. 

 

작년 미국의 선박 및 수상 구조물 수입은 전년보다 13.4% 줄어든 37억3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중 한국은 수입액 300만 달러로 33위(점유율 0.1%)를 차지했다. 비중은 낮지만, 전년 대비 95.1%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현재 미국 조선업은 군수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 중이며, 상업 선박 시장에서는 사실상 퇴출된 상태다. 미국 전역에서 운영 중인 조선소는 154곳뿐이며, 이 중 대형 선박 건조가 가능한 곳은 극소수다. 70% 이상이 50세 이상인 상선 선원 구조와 숙련 용접공 부족도 조선업 회복의 큰 걸림돌로 꼽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조선업 부흥을 주요 정책 과제로 제시하며 대규모 투자 방침을 밝혔다. 올 1월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산하에 조선산업 전담 부서가 신설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바다 지배력을 회복하겠다"며 해운 재건 행정명령을 발동했으며, 외국 동맹국 기업들의 투자 유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외국 조선사들이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 특히 외국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허용하는 법적 장치도 마련됐다. 이같은 법적 장치들은 한국 조선업체들에게도 중요한 기회를 제공, 미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줄 수 있다.

 

예를 들어, '해안경비대 준비태세 보장법'과 '해군 준비태세 보장법'이 발의되면서 외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이 미국 해군과 해안경비대의 요구를 충족하는 경우일정 기간 동안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치가 포함됐다. '미 조선업 강화법'은 중국을 견제하면서 미국 내 조선업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외국 기업들이 미국 내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유연성을 제공한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미 조선업의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작년 12월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를 100% 인수해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조선업에 진출했다. 한화는 필리조선소를 미국 내 유지·보수(MRO) 사업 주요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도 미 해군의 MRO 수요에 주목하고 있다. 동남아·중동 등에서 쌓은 해군 함정 개조 및 정비 사업 실적을 바탕으로 사업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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