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구리광산 개발 '급제동'…법원 "토지 이전 중단" 명령

美 애리조나주 원주민 성지 침해 논란…현재 대법원 심리 중
당초 6월까지 토지 이전 마무리 계획…트럼프 에너지 전략 차질

 

[더구루=진유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인한 북미 최대 규모 구리광산 개발이, 법원 제동에 가로막혔다.

 

스티븐 로건 미국 지방법원 판사는 지난 9일(현지시간) "대법원이 토지 이전 중단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며, 토지 이전이 즉시 진행될 경우 회복 불가능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토지 이전을 일시 중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BHP와 리오 틴토가 토지 접근을 안전하게 유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법적 구속력이 없고 불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레졸루션 구리광산(Resolution Copper)은 세계 최대 미개발 구리 매장지로, 1810만 톤 이상의 구리가 매장돼 있다. 이 곳을 개발하기 위해 세계 1·2위 광산 기업인 BHP와 리오 틴토(Rio Tinto)가 각각 45%, 55%의 지분을 갖고 공동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연간 최대 10억 파운드(약 45만 톤)의 구리 생산이 가능하며, 미국 전체 구리 수요의 25% 이상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원 자립과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춘 에너지 전략에 따라 지난달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승인을 내리며, 다음 달까지 토지 이전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본보 2025년 4월 23일 참고 [단독] 美 트럼프, 북미 최대 구리광산 개발사업 승인>

 

그러나 사업 대상 부지가 애리조나주 원주민인 산 카를로스 아파치 부족의 종교 성지 '오크 플랫'에 자리 잡고 있어 반발이 계속됐다. 실제 개발에 들어갈 경우, 지름 3km, 깊이 300m에 이르는 대규모 분화구가 형성돼 "종교 성지가 파괴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에 아파치 부족과 이들을 지지하는 비영리 단체 '아파치 스트롱홀드'가 미국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고, 현재 대법원은 해당 사건의 심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이례적으로 13차례 이상 상고 수용 여부를 논의하며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앞서 미 법원은 지난 2021년부터 아파치 부족의 이전 차단 요청을 기각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토지 이전 절차를 재개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법원이 긴급중단을 요청한 아파치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개발에 제동을 건 셈이다.

 

미 정부는 에너지 전환과 자국 내 광물 자립을 위한 구리 확보에 주력해 왔다. 구리는 전기차, 전력망, 반도체 등 친환경 산업의 핵심 소재다. 레졸루션 프로젝트는 이러한 전략의 중심에 놓인 사업이지만, 원주민 권리와 환경 문제라는 현실적 장벽에 직면해 있다.

 

리오 틴토는 로이터 통신을 통해 "지방법원의 결정을 검토 중이며, 이번 명령은 대법원에 계류 중인 법적 쟁점의 본질을 바꾸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파치 스트롱홀드의 지도자인 웬슬러 노시는 "오크 플랫이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며 법원의 결정에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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