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차·기아가 독일 순수 전기차(BEV) 시장에서 고속 질주하고 있다. 폭스바겐-BMW 양강 구도는 현대차·기아가 ‘빅3’로 올라서며 균열을 내고 있다. 현대차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 등 보급형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현대차·기아가 독일 소비자들의 새로운 선택지가 되고 있다.
14일 독일 연방자동차청(KB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최근 3개월 (2~4월) 독일 전기차 시장에서 총 9923대를 판매, 전체 브랜드 중 3위에 올랐다. 점유율은 8.1%로, 앞선 3개월 점유율 6.1% 보다 2%포인트 올랐다.
기아 EV6와 현대차 인스터(국내명 캐스퍼 일렉트릭)가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이들 모델은 각각 2315대와 2263대 판매됐다. EV6와 인스터는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앞세우면서도 다양한 첨단 기술을 탑재, 현지 전기차 보조금 혜택 폐지와 맞물려 새로운 선택지로 꼽히고 있다. 독일 보조금 축소는 인스터 판매 확대로 이어져 현대차·기아 실적 확대에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독일 당국은 지난해 9월부터 전기차 보조금을 기존 9000유로(약 1300만 원)에서 3000유로(약 440만 원)으로 축소했다. 전기차 가격이 4만 유로(약 5900만 원)를 초과하는 모델의 경우 보조금이 없다.
1위는 5만8060대를 판매한 폭스바겐 그룹이 차지했다. 점유율은 47.4%다. BMW그룹이 2위로, 1만4298대(11.7%)를 판매했다. 현대차·기아에 이어 △스텔란티스(9375대, 7.6%) △메르세데스(8285대, 6.8%) △르노닛산(4648대, 3.8%) △테슬라(4543대, 3.7%) △지리(3559대, 2.9%) 순으로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형·중형·대형 전기 SUV 라인업을 두루 갖춘 현대차·기아가 독일 시장에서 폭스바겐에 이어 실질적인 ‘세컨드 벤치’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