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중국 상하이 선물거래소(SHFE)가 위안화 표시 상품 거래에 외국 자본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등 본격적인 시장 개방에 나섰다.
상하이 선물거래소는 27일(현지시간) "시장 접근, 거래, 결제, 위험 관리 및 실물 인도까지 전반적인 제도를 개편해 거래를 체계적으로 국제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가 위안화로 거래되는 상품 계약에, 담보로서 달러와 원화 등 외환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중국 사모펀드 운용사 '상하이 수초우 지우잉 투자관리'의 지아 정 거래 책임자는 "다양한 투자자를 유입하고 유동성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반가운 소식"이라며 "중국 내 가격이 글로벌 가격과 더 밀접하게 연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자재 수입국임에도, 주요 원자재의 기준 가격은 여전히 뉴욕, 런던, 싱가포르 등 해외 시장에서 결정된다. 이를 극복하고자 위안화를 국제 통화로 육성하고 자국 가격의 글로벌 반영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다.
상하이 선물거래소는 지난 1999년부터 중국 정부 관리 아래 운영되고 있다. 자회사 '상하이국제에너지거래소(INE)'는 2018년부터 원유, 2020년부터 구리 선물을 해외 투자자에게 개방했지만, 국제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반면, 다롄상품거래소(DCE)의 철광석 선물은 벤치마크 역할을 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거래소는 현재 운영 중인 18개 국내 상품 계약을 외국인에게 실질적으로 개방할 방침이다.
홍콩 금융 서비스 기업 '밴즈 파이낸셜(BANDS Financial)'의 타이거 시 매니징 파트너는 "첫 번째 개방은 니켈 계약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 상품 시장과 세계 시장 간 가격 격차를 좁히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은행 '오버시스 차이니스 뱅킹(OCBC)'의 토미 시에 아시아 거시경제 책임자는 "무역 금융에서 위안화가 자금 조달 통화로 자리 잡으려면 상품 가격 책정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상하이를 국제 금융 중심지로 키우겠다는 전략 아래, 국경 간 금융 서비스 확대를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상하이 금거래소에서 위안화 표시 가격 시스템을 확대하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