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홍성환 기자] 기준금리가 작년 10월 이후 1%포인트 하락하면서 가계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연간 12조원 넘게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기준금리가 연 3.5%에서 2.5%로 1%포인트 내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포인트 내리고, 대출금리가 그만큼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가계 대출자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12조4000억원 줄어든다.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평균 약 63만1000원 감소한다.
이는 한은이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에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68.7%)을 적용해 산출한 것이다.
금리 인상기 타격이 컸던 취약 차주의 경우 이자 부담이 약 7000억원(1인당 48만4000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취약 차주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 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 차주를 의미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도 이자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출 금리가 1%포인트 내릴 때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은 약 6조8000억원(1인당 219만원) 줄어든다. 자영업자 다중 채무자는 이자 부담은 약 4조8000억원(1인당 273만원) 감소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가 실제 대출 금리에 온전히 반영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올해 초 금리 인하 기대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 여파로 집값이 들썩이자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주택 대출 관리 강화를 당부했기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을 앞두고 막차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은 "월·분기·지역별 가계대출 점검을 비롯해 가계부채 관리 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 소비자가 대출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계대출 관리를 해야 하는 은행 입장에서 대출금리를 큰 폭으로 내리기도 어려운 처지다.
실제로 예금은행의 지난 4월 가계대출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36%로 집계됐다. 예금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4.55%에서 11월 4.79%까지 올랐다가 5개월 연속 하락했다.
다만 5개월 새 대출 금리가 0.43%포인트 내리는 데 그쳐, 기준금리 인하 폭(4월까지 기준·0.75%포인트)을 밑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