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넘어 해외로…제약·바이오 '합종연횡'에 사활 건다

국내 기업 간 시너지·해외 기업과 전략적 제휴도 활발
위험 분산·시장 확대 전략...글로벌 경쟁력 강화 기대

[더구루=김명은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의 합종연횡이 눈길을 끈다. 국내 기업 간 협력은 물론, 해외 기업과의 연대를 통해 연구개발부터 유통, 마케팅, 판매까지 동반자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서다. 각 기업의 기술력과 영업망, 연구개발(R&D) 인프라 등을 결합해 혁신적 치료제를 보다 빨리 시장에 내놓으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다. 이는 고위험·고비용 구조의 신약 개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1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보령은 골질환 치료제 '엑스브릭'의 국내 판매를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엑스브릭은 암젠의 '엑스지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생산과 공급을 맡고 보령이 국내 영업과 마케팅을 전담한다. 양사는 이미 항암제 '온베브지', '삼페넷'에서 협업한 경험이 있어 시너지가 기대된다.


셀트리온과 온코닉테라퓨틱스도 손을 잡았다. 양사는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 중인 '네수파립'이라는 차세대 항암제 후보 물질과 셀트리온의 항암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의 병용요법을 함께 연구하기로 했다. 양사의 공동 연구개발은 난소암 재발을 막는 치료법이 부족해 환자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달 계약을 체결했으나 구체적인 조건은 상호 비밀유지조항(NDA)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유한양행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파마브로스는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의약품 공동 개발에 나섰다. 유한양행은 연구개발과 품질관리를, 파마브로스는 디지털 플랫폼과 소비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실용적인 건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 간 파트너십도 활발하다. 삼진제약은 글로벌 백신 기업 CSL시퀴러스코리아와 인플루엔자 백신 '플루아드'와 '플루셀박스'의 국내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삼진제약은 마케팅과 홍보를 담당하며, 백신 수입을 맡은 CSL시퀴러스코리아와 공동으로 국내 유통을 진행한다.


대웅제약은 스웨덴의 생명공학 기업 살리프로 바이오텍과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하고, '막단백질 안정화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나선다. 막단백질(세포막에 존재하는 단백질)은 전체 약물 타깃의 60% 이상을 차지하지만 실험실 환경에서는 연구가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대웅제약 대표는 살리프로 플랫폼을 통해 고난이도 막단백질 타깃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각오다.

 

대원제약은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손잡고 천식 치료제 '심비코트'와 '풀미코트 레스퓰'의 국내 유통과 마케팅을 맡는다. 전 세계 시장에서 검증된 아스트라제네카의 제품력과 대원제약의 국내 영업 네트워크의 결합으로 호흡기 질환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제약·바이오 분야 협업은 높은 개발 비용과 위험을 분담하고, 시장 접근성을 높이며, 동시에 복잡한 규제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 하나를 시장에 내놓기 위해서는 수천억 원이 투입되고, 10~15년 이상의 개발 기간이 필요한 만큼 기업 간 파트너십은 단기적 계약을 넘는 장기적 전략동맹이자 치료제 개발의 접근성을 높이는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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