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진유진 기자] 롯데그룹이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한일 롯데 합작 현지 법인을 통해 BNPL(Buy Now, Pay Later·선구매 후결제) 서비스를 출시하고, 베트남 전역 오프라인 유통 매장으로 확대한다.
15일 롯데홀딩스에 따르면 베트남 법인 '롯데 C&F 베트남'은 현지 대형 상업은행 'VP은행(VPBank)'과 함께 BNPL 서비스 '롯데플렉스'를 론칭했다. 서비스 플랫폼은 롯데가 개발·운영하고, VP은행은 자금 제공과 신용 심사, 회수 등을 맡는다.
BNPL은 고객이 구매하면 BNPL 사업자가 대금을 가맹점에 지급하고, 이후 고객이 BNPL 사업자에 돈을 지불하는 결제 방식이다. 신용카드와 달리 신용점수가 필요치 않으며 성인이라면 누구나 이용할수 있고 수수료가 없거나 신용카드 대비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BNPL은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국가에서 대체 결제수단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롯데플렉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반 서비스로,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한 뒤 간단한 계정 등록을 거쳐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는 롯데마트, 롯데시네마 등에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한 뒤 결제 수단으로 롯데플렉스를 선택하고 원하는 상환 기간을 설정하면 된다. 일부 선결제 방식도 지원된다.
롯데 C&F 베트남은 지난 2023년 일본 롯데파이낸셜 주도로 설립됐으며, 이듬해 한국 롯데캐피탈이 출자에 참여해 공동 운영체제를 갖췄다. 지난해부터는 현지 롯데시네마와 롯데마트 온라인몰 등을 중심으로 BNPL 서비스를 시범 도입해 왔으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 전반으로 서비스가 확장된다.
롯데는 지난해 8월 기준 베트남에서 △롯데마트 16개 △롯데시네마 45개 △롯데리아 25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번 출시를 통해 롯데마트 오프라인 전 매장을 비롯해 롯데백화점과 호텔, 아쿠아리움 등 계열사뿐만 아니라 제휴 유통망, 전자상거래 채널까지 서비스 제공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은 전체 인구의 70% 이상이 35세 이하인 젊은 국가로, 신용카드 보급률은 5% 미만이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 앤 마케츠(Research and Markets)'는 베트남 BNPL 시장 규모가 지난해 기준 19억1000만 달러(약 2조6420억원)에서 오는 2030년 85억1000만 달러(약 11조772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기반 디지털 인프라와 정부의 비현금결제 확대 정책도 BNPL 서비스 확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는 베트남 BNPL 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베트남에서 롯데가 전개하는 여러 사업과 BNPL을 접목시켜 시너지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홀딩스는 "베트남을 한국·일본에 이은 그룹의 제3 전략시장으로 삼고, 구매 패턴과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 맞춤형 혜택을 강화하겠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유통과 금융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베트남 전역으로 확산시킬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