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올 때 노 젓자"...농심·오뚜기 뜻밖의 행운

K팝 소재 애니 속 컵라면...이름은 농심·디자인은 오뚜기 연상
PPL·홍보 계약 없이 무료 광고 효과...콜라보 요청 목소리도
농심·오뚜기 "넷플릭스와 구체적인 협업 논의 아직 없어"

[더구루=김명은 기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글로벌 흥행을 기록하면서 농심과 오뚜기가 뜻밖의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한국 문화를 전면에 내세운 설정 덕분에 별도의 광고나 협찬 없이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K-콘텐츠의 인기가 K-푸드의 수출 성장을 견인하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넷플릭스에 따르면 악령을 물리치는 K팝 아이돌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케데헌'은 지난달 20일 공개된 뒤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 등 40여 개국에서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극중에는 김밤, 호떡, 순대 등 다양한 길거리 음식과 함께 라면과 과자류가 자주 등장한다. 이 때 루미, 조이, 미라 등 3인조 K팝 그룹 '헌트릭스'가 먹는 컵라면이 농심 '신라면'을 연상시킨다. 이름은 '신(神)라면', 브랜드는 '동심'이다. 매울 신(辛) 대신 귀신 신(神)을, 농심이 아닌 동심을 썼지만 누가 봐도 농심 '신라면'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컵라면 포장의 붉은색과 강렬한 폰트가 농심 스타일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농심 제품인 새우깡과 유사한 과자도 등장한다. 포장지에는 '매운 감자칩'이라고 쓰여 있지만 내용물은 새우깡과 거의 동일하다는 게 시청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흥미롭게도 '케데헌'에 등장하는 컵라면의 경우 농심의 경쟁사인 오뚜기를 연상시키는 요소도 담고 있다. 노란색 컵 디자인과 매운맛, 순한맛으로 나뉜 맛 설정이 오뚜기 '진라면'과 유사하다는 것. 특히 컵라면 상단에 보이는 심볼이 상부의 작은 반원과 하부의 큰 반원 안에 입맛을 다시고 있는 어린이 캐릭터가 들어간 오뚜기 로고를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도 있다.


결과적으로 극중 등장하는 컵라면이 농심의 브랜드명을 패러디하면서 동시에 오뚜기의 시각적 요소와 제품 특성을 함께 차용해 두 브랜드 모두 간접 홍보 효과를 얻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팬들 사이에서는 "농심과 오뚜기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며 콜라보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심과 오뚜기는 '케데헌'과 간접광고(PPL)나 홍보 관련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팬들의 콜라보 요청과 관련해 농심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는 잘 알고 있다"면서도 "넷플릭스 등과 협의해야 하는 사안인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진 않다"고 밝혔다. 오뚜기 관계자도 "현재까진 논의가 진행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농심과 오뚜기가 의도치 않게 세계적인 노출 효과를 거두게 된 셈"이라며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얼마나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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