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공장 인수’ 솔라리스, 상반기 러시아 시장서 존재감…1.8배 성장

AGR ‘솔라리스’, 상반기 1만대 돌파
중국 브랜드 부진 속 역성장 ‘주목’

 

[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자동차의 옛 러시아 공장을 인수한 현지업체 AGR이 선보인 '솔라리스' 브랜드가 러시아 자동차 시장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러시아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성장하는 성과를 올렸다. 

 

22일 러시아 연방통계청(AEB·Association of European Business)에 따르면 솔라리스는 올해 상반기(1~6월) 러시아 승용차 시장에서 1만480대를 판매하며 브랜드 순위 9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180.1% 성장한 수준이다. 점유율은 2%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지난달 2414대를 판매, 브랜드 순위 8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2.7%다.

 

1위는 현지 브랜드 라다가 차지했다. 상반기 동안 총 15만5481대를 판매, 시장 점유율 29.3%를 기록했다. 2·3위는 하벌(6만3905대·12.0%)과 체리(5만5250대·10.4%)가 차지했다. 4위부터는 △창안(2만9440대·5.6%) △지리(3만5580대·6.7%) △벨지(1만7833대·3.4%) △제토(1만5705대·3.0%) △유아즈(1만3474대·2.5%) △광치(7352대·1.4%) 순으로 이어졌다.

 

솔라리스는 현대차가 철수한 상트페테르부르크 공장을 AGR이 인수해, 기존 현대차 모델을 기반으로 리배지(Rebadge)해 판매하는 브랜드다. ‘현대차 생산 시스템’을 일부 계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지 조립을 통해 고관세를 피하고 공급망 혼란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것이 판매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러시아 자동차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 속에서 거둔 성장이라 더욱 주목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러시아 승용차 시장은 총 53만385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26.3% 감소했다. 글로벌 브랜드 철수, 전동화 인프라 부족, 부품 수급 불안정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하벌·체리(전년 대비 22~23% 하락), 지리(49% 하락) 등 중국 브랜드들이 부진한 가운데 솔라리스 등 소수 기업만 역성장하면서 더욱 관심이 쏠린다. 

 

업계 안팎에서는 솔라리스 선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현대차가 러시아에서 ‘HYUNDAI’ 상표권을 유지하는 동시에 신규 상표를 추가로 등록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재진출 가능성에 대한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현대차는 철수 당시 향후 2년 내 공장을 다시 인수할 수 있는 ‘바이백’ 옵션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현대차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고려해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솔라리스가 보여준 성과는 철수 이후에도 현대차의 제품력이 현지에서 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다만 재진출시 외교 리스크, 부품망 재구축 등 해결할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테크열전

더보기




더구루인사이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