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식'에 빠진 편의점, 불황 돌파구 찾는다

CU·GS25, 본격 판매...세븐일레븐·이마트24도 참전
가성비·소용량 부담 완화...높은 접근성, 제품 시너지

[더구루=김명은 기자] 편의점 업계가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판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높은 접근성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건강 관리 편의성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더 이상 '점포 수 확대'로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에 직면한 편의점 업계가 해외 시장 진출과 고부가가치 제품 발굴을 통해 위기 돌파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U는 지난달부터 전국 6000여 개 점포에서 건기식 판매를 시작했다. 가맹점주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어 당초 내년 1분기로 계획했던 판매 시점을 반년 앞당겼다. 종근당, 동화약품 등 제약사와 협업해 여성 건강, 눈 건강, 피로 해소, 멀티비타민 등 다양한 기능을 담은 10여 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가격대는 5000원 이하로, 소용량, 소포장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GS25는 이달 초부터 5000여 개 점포에서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삼진제약, 동아제약 등 제약사 뿐만 아니라 건강식품 전문기업과도 손잡고 비타민, 유산균, 체지방 관리 제품 등 30여 종을 선보였다. 다음달부터는 수입 프리미엄 제품과 국내 주요 제약사의 신상품을 추가해 프리미엄 수요까지 아우르겠다는 계획이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 역시 올해 하반기 내 판매를 목표로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세븐일레븐은 기존에도 영양제, 비타민 음료 등 건강식품을 판매해 왔는데, 올 하반기에는 정식으로 건기식 카테고리를 도입할 예정이다.


편의점의 건기식 판매는 다이소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려는 '헬시플레저'와 노화를 늦추려는 '저속노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일상 속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편의점 건기식 사업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편의점들이 앞다퉈 건기식 판매에 나서는 이유는 건기식 시장의 높은 성장세 때문이기도 하다. 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4조8936억원에서 지난해 6조440억원으로 5년간 23.5% 증가했다. 오는 2030년까지는 25조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편의점은 10일치~1개월치 소용량 제품을 5000원 이하로 판매하는 '소용량·저가 패키지' 전략을 쓸 수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 없이 제품을 시험해볼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다이소보다 훨씬 많은 점포를 보유하고 있고, 24시간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또한 음료, 간편식 등 다른 제품과 함께 건기식 구매를 유도할 수도 있다.

 

편의점 건기식은 다이소와 마찬가지로 소용량·저가 패키지를 앞세우되, 압도적인 접근성과 다른 제품들과의 시너지를 통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제약사와 건강식품 전문 기업들이 판로 확대를 위해 편의점과의 협업에 적극적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편의점의 건기식 진출은 단순한 제품 확대를 넘어 포화된 시장에서의 '돌파구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건기식은 일반 식품보다 마진율이 높고 반복 구매 가능성이 크고, 소용량·저가 제품으로 진입 장벽을 낮추면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평가받는다.


이미 포화 상태인 편의점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기존의 담배, 음료 중심의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새로운 고수익 제품군을 발굴하는 것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들이 건기식 판매에 집중하는 것은 단순히 제품 구색을 늘리는 차원이 아니다"면서 "이미 성장이 둔화된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급변하는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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