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은비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국산 전기차 ‘일렉시오(Elexio·EO)’를 호주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기아의 중국산 EV5를 내세워 신흥국 전기차 공략이 성과를 거둔 만큼 이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분석된다.
8일 현대차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베이징현대 중국공장에서 생산되는 일렉시오에 대해 호주를 중심으로 한 해외 수출 타당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중국 합작 파트너사 BAIC그룹과 협의하고 있으며 3분기 내 최종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일렉시오는 중국산 배터리와 베이징현대 생산라인을 통해 조립,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차는 가격·품질 경쟁력을 내세워 오세아니아 시장을 시작으로 동남아와 중남미, 중동 등으로 수출해 중국 전기차 업체와 경쟁한다는 계산이다.
이와 관련, 도날드 로마노(Don Romano) 현대차 호주법인장은 ‘아이오닉 9’ 현지 출시 행사에서 “일렉시오는 현대차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한 핵심 수단”이라며 호주 출시를 암시했다.
특히 현대차는 이미 검증된 기아의 중국산 EV5에 대한 해외 수출 사례를 면밀히 살피고 있고 호주를 비롯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순차적으로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중국산 EV5 수출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호주에서 전기차 4402대를 판매했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차는 853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일렉시오는 베이징현대의 전기차 생산 역량을 모두 담은 전략 모델”이라며 “9월 중국 출시 이후 현지 판매 성적이 기대되는 한편 수출로 이어질 경우 신흥국 중심으로 BYD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렉시오는 베이징현대가 개발·생산하는 1호 전략형 전기차 모델이며,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됐다. 전장 4615㎜, 전폭 1875㎜의 중형 SUV로 중국 CLTC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700km에 달한다. 특히 약 1만9500달러(약 2000만원) 수준의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