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공룡' 탄생...앵글로 아메리칸·텍리소스 합병 추진

세계 5위 구리업체 부상
전기화·재생에너지 수요 대응 포석

 

[더구루=김나윤 기자] 영국 광산업체 앵글로아메리칸(Anglo American)과 캐나다 광산업체 텍리소스(Teck Resources)가 500억 달러(약 70조원) 규모의 전액 주식 교환 방식 합병을 전격 발표했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세계 5위 구리 생산업체가 새롭게 탄생하게 된다.

 

지난 9일(현지시간) 발표된 이번 거래는 최근 10년간 글로벌 광업 부문에서 체결된 최대 규모 합병으로 꼽힌다.

 

광물전문매체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이번 합병은 전력화와 재생에너지에 필수적인 구리의 수요 급증으로 성사됐다.

 

새 법인명은 앵글로텍(Anglo Teck)으로 정해졌고 합병 완료 후 앵글로 아메리칸 주주가 62.45%, 텍리소스 주주가 37.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본사는 캐나다 밴쿠버에 두고 기존 런던 본사는 간소화된다.

 

합병 조건에 따라 텍리소스 1주당 앵글로아메리칸 주식 1.33주가 교환된다. 이는 텍리소스 주가 대비 17%의 프리미엄이지만 앵글로아메리칸이 투자자에게 45억 달러(약 6조2600억원)의 특별 배당을 지급하면서 실제 유효 프리미엄은 약 1% 수준으로 낮아졌다.

 

합병 회사는 던컨 완블라드(Duncan Wanblad) 앵글로 아메리칸 최고경영자(CEO)가 이끌고 조나단 프라이스(Jonathan Price) 텍리소스 CEO가 부(副)CEO로 합류한다. 토론토, 요하네스버그에 2차 상장을 추진하고 뉴욕 증시에도 미국 예탁증서 형태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

 

합병은 캐나다, 미국, 중국 등 주요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양사는 최근 몇 년간 ‘핵심 광물 집중 전략’을 강화해왔다. 텍리소스는 석탄 사업 대부분을 스위스 글렌코어(Glencore)에 매각했고 앵글로아메리칸은 석탄, 백금, 다이아몬드 자산을 단계적으로 줄여왔다.

 

이번 합병의 핵심 배경에는 칠레 북부의 대규모 구리 광산 케브라다 블랑카(Quebrada Blanca)가 있다. 텍리소스가 최우선 자산으로 꼽는 이 광산은 최근 비용 초과와 운영 차질을 겪고 있다. 텍리소스는 다음 달 대대적인 운영 검토를 단행해 개선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신용평가기관 기미 크레디트(Gimme Credit)의 수석 채권분석가 프랑크 베카르트(Franck Bekaert)는 “이번 합병은 상당한 가치와 성장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새 법인은 6개의 구리 광산과 함께 철광석, 아연 자산을 보유한 세계 최고 구리 생산업체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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