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나윤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업비트가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베트남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업비트는 단순 제휴 수준인데 반해 빗썸은 아예 거래소 진출을 준비 중이다. 가상자산거래소의 해외 진출을 막는 관련 규제가 촘촘한 상황에서 빗썸이 어떻게 베트남에 진출하겠다는 건지 의문이 제기된다.
25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빗썸은 베트남 현지의 외국 자본 지분 보유 한도(49%) 규정을 이용해 현지 금융기관·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 지분투자 형태로 거래소 운영에 참여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가상자산 이용자 2000만명, 보유액 약 1000억 달러(약 140조원)로 추정된다. 연간 거래액은 8000억 달러, 무려 1120조원 이라는 통계도 있다.
그런데 국내 규정에 따라 빗썸과 업비트 등의 해외 진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내 거래소들은 은행의 해외 송금 제한, 외국인 대상 서비스 제한 등 여러 제도적 장벽에 가로막혀 해외 진출을 못하고 있다. 또 해외 법인에 자본금을 보내려면 금융당국의 승인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업비트는 태국과 인도네시아에 직접 진출하지 못했다. 대신 현지 거래소와 브랜드 및 단순 기술 제휴 협약을 맺었다. 이번에 업비트가 제휴를 맺고 진출을 추진하는 베트남 MB은행과의 관계 역시 직접 투자가 아닌 경영 자문 등 단순한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이런 상황인데도 빗썸은 베트남 거래소에 직접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직접 투자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 빗썸 관계자는 "베트남 진출과 규제 준수 여부 등에 대해 지금은 말하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한편 베트남은 지난해 6월 가상자산을 제도권에 편입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뒤 5년 내에 가상자산 거래소 설립과 시범 운영을 허용하는 결의안을 발표하며 제도화를 추진 중이다.
이미 3곳의 거래소 법인이 설립됐다. 테콤뱅크 산하 TCEX, VIX세쿠리타스가 참여한 VIXEX, VP은행세쿠리타스가 출자한 CAEX 등이다. 여기에 업비트와 제휴를 맺은 베트남 MB은행이 거래소 설립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