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나윤 기자] 새 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대출 규제와 AI 전환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시중은행들이 남은 기간 경영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영업이 제약을 받자 각 은행은 기업대출 확대와 비이자이익 강화에서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12일 KB국민은행은 "올해 남은 전략으로 △기업금융 △자산관리 △자본시장 △플랫폼 분야별 맞춤형 상품·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진짜 금융’을 제공하려면 정밀한 고객 분석이 필수"라며, 생성형 AI ‘제미나이’ 기반 에이전트와 챗봇 고도화 등 기술 활용을 통한 업무 효율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하반기 경영 메시지를 통해 "내실과 건전성 관리가 핵심"이라고 못박았다. "상반기 대비 비이자이익 성과가 저조하다"며 "성장 속도를 높일 것"을 당부했다. 특히 5월 이후 자산성장과 리테일상품 판매가 둔화된 점을 지적하며 "기업 자금관리시스템 확장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 은행장은 또 "MZ세대 고객 확보가 아쉽다"며 땡겨요, 헤이영캠퍼스, KBO 제휴 확대를 통한 신규 고객 유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수시 전략회의를 통해 방향을 잡고 있다. 이호성 은행장은 지난 8월 회의에서 "지역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상생 경영"을 강조하며 "소상공인·중서민 금융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지역신용보증재단에 300억원을 추가 출연해 3800억원 규모 지원을 집행한 바 있다.
이 은행장은 4분기 전략으로 고객 중심 영업문화 강화를 꼽았다. 특히 △기업대출 특판 △정책대출 △시니어 상품 등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연금·공적자금 유치를 통한 리테일 영업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시니어·외국인·소상공인 특화점포를 기반으로 신규 기회를 발굴하고 있고 핵심성과지표(KPI)에도 지점 특화전략 성과를 반영해 맞춤형 평가제도를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은 "남은 기간에는 고객 중심 내실 성장에 기반해 개인·기업·뉴WON 플랫폼을 통한 신사업 진출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KPI 절대평가와 퇴직 직원 재채용 제도를 도입해 성과 중심과 고령 인력 배려를 동시에 꾀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또 △스테이블코인 사업모델 발굴 △외환거래 기반 확대 △AI 시스템 내재화 등 디지털 전환 과제를 언급했다. 동양·ABL생명 편입을 계기로 통합 자산관리체계를 구축, 초고령 사회 대응에도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또 "새 정부의 주4.5일제와 AI 전환 정책에도 발맞춰 새로운 영업·업무 모델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