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나윤 기자] 구리 가격이 런던금속거래소에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번 랠리는 미·중 무역 긴장 완화 가능성이라는 촉매 아래, 광산 생산 차질과 관세·물류 혼란이라는 공급 리스크까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고조됐다.
지난 29일(현지시간) 광물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은 “런던 거래 기준 구리 3개월물 선물이 톤당 약 1만1100 달러(약 1600만원)까지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이는 연초 대비 24% 이상 상승한 것이다.
영국 컨설팅사 CRU 그룹의 수석 분석가 크레이그 랭은 “미국과 중국 간 잠재적 무역협정에 대한 낙관론이 위험자산 선호를 높이고 있다”며 “미국 외 시장에서 나타나는 물리적 공급 긴축이 가격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구리는 전 세계 경기 흐름을 가늠하는 대표 산업 원자재다. 올해 들어 미국의 대중 무역정책 변화와 관세 불확실성 등으로 뉴욕과 런던 간 가격 괴리가 확대되는 등 변동성이 극심했다.
마이닝닷컴은 “지난 7월 미국 구리 가격은 관세 부과 가능성이 제기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원자재 등급 구리에 대한 부과금을 면제하면서 급락했다”며 “이후 거래자들이 차익을 노리고 물량을 미국으로 끌어들이면서 타지역 구매자들의 부담이 가중됐다”고 전했다.
한편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아프리카, 칠레, 인도네시아의 주요 광산에서 예상치 못한 차질이 가중되고 있어 생산량 감소 전망까지 나온다. 영국 앵글로 아메리칸과 캐나다 텍 리소스를 포함한 구리 채굴업체들은 “내년 구리 생산량이 예상보다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CRU는 아예 “전 세계 구리 생산이 팬데믹이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구리 가격이 내년 상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미국 씨티그룹은 내년 상반기 톤당 1만2000 달러(약 1700만원) 돌파를 예상했고 모건스탠리는 “내년 세계 구리 시장이 20년 만에 가장 심각한 적자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단기 랠리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영국 투자은행 팬뮤어 리버럼의 수석 원자재 분석가 톰 프라이스는 “중국 중심의 글로벌 구리 수요가 여전히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가격 급등에 따른 투자자들의 숙취가 뒤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