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나윤 기자] 공급 차질과 미·중 무역 협상 기대감이 맞물리며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수요 회복이 뒤따르지 않으면 랠리가 오래가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1일 관련 업게에 따르면 구리 가격은 광산 공급 차질 우려와 미·중 무역 협정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 29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수요가 뚜렷하게 회복되지 않는 한 이번 상승세가 얼마나 더 이어질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마이닝닷컴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구리 가격은 27% 이상 급등했다. 달러 약세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린 가운데 구리는 글로벌 경기의 선행지표로 평가받으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네덜란드 금융사 ING의 에바 만테이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 협상 재개 기대가 구리 랠리에 새로운 촉매로 작용했다”며 “올해와 내년 모두 구리 시장의 공급 부족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공급 불안도 상승세를 부추겼다. 스위스 광산업체 글렌코어는 “올해 1~9월 구리 생산량이 감소했다”며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했다. 앞서 앵글로아메리칸도 같은 이유로 목표치를 낮추며 시장의 공급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구리 현물가격은 장 초반 지난해 5월 기록한 종전 최고가인 1만1100 달러(약 1590만원)를 넘어선 뒤 1.5% 오른 톤당 1만1200 달러(약 1600만원)를 기록했다.
국제구리연구그룹은 “이번 달 정제 구리 소비량이 2900만 톤에 이를 것”이라며 “내년 시장에서 약 15만 톤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랠리가 주춤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 투자은행 팬뮤어 리베럼의 톰 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무역 긴장 완화와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이미 가격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일부 투자자는 수요 둔화 우려 속에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이어 “내년 구리 시장이 8만 톤 가량의 구리 잉여러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위즈덤트리의 니테시 샤 원자재 전략가도 “투기적 베팅이 과열된 뒤에는 자연스럽게 조정 국면이 찾아온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달 초 “구리 가격이 내년과 오는 2027년에 시장 흑자 영향으로 1만~1만1000 달러(약 1400만~1590만원)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 전망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