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일 기자] 일본 자동차기업 혼다가 '넥스페리아(Nexperia) 사태'로 가동을 중단했던 중국 공장의 조업을 재개했다. 넥스페리아 사태가 장기전으로 흘러가는 가운데 혼다는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칩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혼다는 중국 합작사 'GAC 혼다'가 운영하는 공장 3곳의 가동을 재개했다. 혼다는 "19일부터 순차적으로 가동을 재개했으며 26일부로 모든 공장이 정상가동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GAC 혼다의 공장이 멈춰선 것은 지난해 12월 29일이다. 당초 혼다는 1월 6일 가동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공장 가동을 하루 앞둔 5일 재차 공지를 통해 조업 중단을 2주간 연장해 19일부터 재개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
혼다가 중국 공장의 가동을 중단한 이유는 자동차 반도체 부족 문제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은 지난해 발생한 넥스페리아 사태로 인해 발생했다.
2017년 네덜란드의 글로벌 비메모리 반도체 기업 NXP에서 분사해 설립된 넥스페리아는 차량용 트랜지스터, 다이오드, 전력 반도체 등을 생산하고 있다. 본사는 네덜라든 네이메헌(Nijmegen)에 위치하고 있다.
넥스페리아는 지난 2019년 중국 스마트폰 조립업체 윙테크에 인수됐다. 이후 넥스페리아는 자동차 반도체 시장의 5%, 차량용 트랜지스터·다이오드 분야서는 40%를 점유하며 규모를 확장했다.
넥스페리아 사태가 촉발된 시점은 지난해 9월이다. 미국 정부가 대중 반도체 제재 차원에서 넥스페리아를 블랙리스트에 포함시킨 것. 모회사인 윙테크는 이미 2024년 말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네덜란드 정부가 최초로 '상품 가용성법(Goods Availability Act)'을 발동해 넥스페리아 경영에 개입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해당 법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시 민간 이사회 결정을 국가가 통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네덜란드 법원은 미국 무역 리스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장쉐정(Xuezheng Zhang) 최고경영자(CEO)의 직무도 정지해버렸다. 넥스페리아는 네덜란드 당국에 의해 직무가 정지된 장쉐정 CEO를 해임하고, 비(非) 중국인 인사를 '결정권을 가진 대표'로 임명하기로 했다.
중국 정부의 보복 조치도 이어졌다. 넥스페리아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수출을 전면 봉쇄하기로 한 것. 이 조치로 넥스페리아 제품의 80% 가량이 중국에 묶이게 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수급난이 발생하게 됐다. 이후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 현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며 네덜란드 정부가 한 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법적 공방이 이어지며 넥스페리아 사태는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혼다는 넥스페리아 사태로 인한 생산 차질로 10억 달러(약 1조4500억원) 가량의 피해를 입었다. 이에 향후 같은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에 나선 상황이다. 혼다는 이달 초 일본 반도체 기업 롬(ROHM)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칩을 공급받기로 했다. 또한 TSMC, 르네사스 등과 직접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그동안 1차 협력업체에 맡겨왔던 반도체 관리를 직접 챙기기로 했다.
혼다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격 경쟁력이 최우선이었지만 이제는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한 안정적인 조달 능력이 필수가 됐다"며 "새로운 공급망을 통해 향후 출시될 신차의 생산 안정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