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현준 기자]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와 잇따른 품질 문제, 실용성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소비자 외면을 부른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미국 자동차 평가 전문 기관 켈리블루북(Kelley Blue Book)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난해 사이버트럭 판매량은 2만237대로, 전년 대비 48.1% 감소했다.
테슬라 모델 중에서 사이버트럭만 감소한 것이 아니었다. 테슬라 모델 S는 같은 기간 5889대가 판매돼 52.6% 급감했고, 모델 X도 1만3066대로 34.2% 줄었다. 모델 Y도 4.0% 감소한 가운데, 모델3(19만2440대)만 1.3% 증가하며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였다.
미국 내 전기차 시장에서는 모델 Y가 35만7528대로 1위를 기록했고 △모델 3(18만9903대) △쉐보레 이쿼녹스 EV(5만7945대) △포드 머스탱 마하-E(5만1620대)가 뒤를 이었다. 현대차 아이오닉 5는 4만7039대로 5위에 올랐다.
업계는 사이버트럭 부진 이유에 대해 크게 5가지 요인을 꼽는다. 우선 전기차 세액공제(최대 7500달러) 폐지로 가격 부담이 급격히 증가했다.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 전기차 평균 가격은 5만8638달러(약 8365만원), 내연기관차는 5만 달러 미만으로 집계돼 전기차 구매 장벽이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다.
이어 디자인·실용성 한계도 거론된다. 사이버트럭의 사선형 적재함 구조는 대형 화물 적재에 불리하다는 평가가 계속 제기된다. 숀 터커 콕스 오토모티브 편집장은 "눈에 띄는 디자인이지만 실용성이 떨어지는 점은 트럭 구매층에 큰 단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높은 초기 가격 책정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출시 당시 약 3만9900달러로 공개됐으나, 실제 판매 과정에서 크게 올라 구매전환율이 낮아졌다는 평가다.
여기에 리콜 문제까지 겹쳤다. 테슬라는 지난해 차량의 앞유리 패널이 주행 중 떨어지면서 다른 차량과의 충돌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면서 미국에서 생산된 사이버트럭 4만6000대 이상을 리콜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자료에 따르면 해당 리콜은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생산된 전량이 대상이다. 사이버트럭은 이 밖에도 가속 페달 결함, 돌발 급가속·급제동 등 안전 관련 문제로 여러 차례 추가 리콜을 겪으며 품질 신뢰도에 타격을 받았다.
정치적 논란도 악재로 작용했다. 머스크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고 독일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와 영국 극우 활동가 토미 로빈슨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등 극우적 행보를 보였다. 이에 대해 테슬라의 주요 소비층인 진보·친환경 성향 고객들이 등을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콕스 오토모티브는 올해 미국 전기차 판매 비중이 전체 신차의 약 8%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는 "향후 10년간 제품 혁신과 충전 인프라 확대로 전기차 보급 속도가 점진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면서도 "100년 넘게 내연기관 중심으로 형성된 미국 시장은 구조 전환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