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길소연 기자] SK E&S가 인수한 미국 전기차 충전사업 선도기업인 '에버차지'(EverCharge)가 테슬라식 충전 방식인 북미충전표준(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이하 NACS)을 도입한다.
미국 완성차 제조사 포드, GM과 글로벌 EV 충전 인프라 회사 ABB 이모빌리티(E-MOBILITY)에 이어 에버차지도 테슬라 NACS 충전기 어댑터를 택하면서 NACS가 북미 지역의 충전 시스템 표준으로 자리잡는 모양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에버차지는 전체 충전 네트워크에서 테슬라의 북미 충전 표준(NACS)을 사용한다.
에버차지는 "합동충전시스템(CCS)이 투박하고 성능이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테슬라의 충전 시스템인 NACS가 단순하면서도 사용 편의성이 높고 전반적인 성능이 더 낫다"고 밝혔다.
EV 커넥터 디자인과 성능 면에서도 뛰어나다는 분석이다. NACS는 CCS보다 디자인이 우수하고, 크기가 절반이면서도 성능은 강력해 운전자에게 훨씬 더 나은 충전 경험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사용 기간은 10년 이상이다.
제이슨 아펠바움(Jason Appelbaum) 에버차지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NACS의 채택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북미 충전 표준의 우월성을 깨닫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실제 Ford가 테슬라의 NACS를 전기차에 설치하겠다고 발표한지 불과 2주 만에 GM이 2025년부터 NACS로의 완전 전환을 발표하면서 NACS의 우월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 자동차업계가 전기차를 모두 '테슬라식' 전기차 충전 규격으로 통일하면서 테슬라가 개발한 충전기 어댑터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테슬라는 점유율 증가에 발맞춰 소비자 충전 편의성도 높이고 있다. 테슬라의 급속 충전소인 슈퍼차저는 미국과 캐나다의 전체 급속 충전기 수량의 60%에 달한다. 내년 7500개를 추가할 경우, 충전인프라는 더 늘어난다.
테슬라·포드·GM 등 미국 완성차 제조사 상위업체가 NACS를 지원하면서 CCS를 대신해 북미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CCS는 현대차·기아, 폭스바겐 등 테슬라를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업계가 사용 중인 충전 규격이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도 북미 시장에서의 충전 규격 전환을 예고했다. 포브스는 "미국 완성차 제조사 상위 3개업체가 NACS를 지원하면서 CCS를 요구하는 규정이 NACS로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 E&S는 미국 에너지솔루션 사업 투자 목적으로 에버차지를 인수했다. 미국의 전기차 충전 시장 확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기존 사업과 연계해 '에너지솔루션 글로벌 탑티어'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에버차지는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설립돼 전기차 충전기 제조뿐만 아니라 충전소 운영 사업까지 하는 충전 솔루션 기업이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지역에서 4600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