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대동그룹의 파워트레인 전문 자회사 '대동기어'가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자동차 부품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방산, 항공우주 등의 분야까지 진출, 성장 가속페달을 밟는다.
19일 싱가포르 경제매체 '더월드폴리오(The Worldfolio)'에 따르면 노재억 대동기어 대표는 최근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자동차용 파워트레인을 모듈화해 직접 판매를 가능하게 하고 가장 큰 자동차 허브인 미국과 독일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것이 우리가 최근 글로벌 사업부를 출범한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면서 자동차 산업이 우리의 가장 큰 수익원이 되도록 리소스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공격적인 시설 투자를 하고, 연구개발(R&D)과 양질의 인력을 더 많이 채용하고,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73년 설립된 대동기어는 농기계와 자동차, 산업기계 등에 사용되는 동력전달장치부품과 조합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다. 올 3분기까지 매출 기준 사업 비중은 각각 농기계가 60.3%로 가장 높고 △자동차 35.1% △산업기계 4.6% 순이다. 현대·기아차그룹, 한국 GM, HD현대건설기계, HD현대인프라코어, 대동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대동기어는 당초 모회사 대동에 농기계 변속기를 납품하던 기업으로 시작했다. 2021년 그룹 차원에서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들며 핵심 계열사로 단숨에 급부상했다. 작년 처음으로 전기차 전용 기어 샤프트를 공급한 데 이어 올해 굵직한 수주를 대거 따냈다.
올 1월 현대차와 1836억원 규모의 전기차 전용 '아웃풋 샤프트 서브 앗세이'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에는 현대차와 현대트랜시스의 전동화 구동 시스템 'e-파워트레인'의 핵심 부품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차량의 ASS’Y 부품과 해외 전기차용 EV 플랫폼 감속기 모듈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공급 기간은 내년부터 2036년까지로 예상 물량액은 총 1조2398억원이다.
글로벌 '큰 손'들로부터 잇따라 인정을 받은데 힘입어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지금까지는 대리점 등 현지 유통망을 통해 간접적으로 공급해왔다면 이제는 대동기어가 현지에 거점을 두고 직접 고객과 만난다는 계획이다.
노 대표는 "현재 직접 판매는 하지 않지만 다양한 채널을 통해 독일, 미국, 일본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며 "글로벌 확장 계획의 일환으로 유럽, 북미, 아시아의 자동차 제조업체에 직접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를 넘어 방산, 항공우주, 로봇 등 새로운 분야에도 지속적으로 도전한다. 노 대표는 "우리는 한국 방산 산업을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보고 있다"며 "인공지능(AI)과 무인 기술이 정의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방산과 항공우주 모빌리티, 로봇 공학에서도 신사업 모델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런 발전은 대동기어의 성장을 뒷받침하고 야심찬 수익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사업 발굴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기존 핵심 사업군이 농기계 분야도 놓치지 않는다. 특히 농기계 분야는 모회사인 대동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이를 낮추기 위해 외부 협력을 적극 추진해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한다. 올 3분기 대동으로부터 발생하는 매출은 전체의 58.3%에 달한다.
노 대표는 "오랜 실적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농업 기계도 주요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우리는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로 농업 기계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기존 사업의 확립된 인프라를 활용하는 한편 우리는 글로벌화하기 위해 글로벌 농업 장비 제조업체와의 공급 주문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