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대한항공이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고유가·고환율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단 현대화 작업에는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에어버스사의 최첨단 항공기 A350-900 도입을 구체화하며 내년 하계 시즌 주요 장거리 노선 운항 계획을 수립, 운영 효율성 극대화를 통한 위기 극복에 나선 모습이다.
4일 캐나다 항공 스케줄 전문 매체 에어로루트(AeroRoutes)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2027년 하계 시즌(NS27, 2027년 3월 28일부터 시작) 초기 국제선 운항 스케줄을 전산에 반영했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차세대 주력 기종으로 낙점된 에어버스 A350-900을 유럽과 북미 등 장거리 핵심 노선에 전격 배치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노선별 계획을 살펴보면 유럽 노선 중에서는 △인천~프랑크푸르트(주 3회) △마드리드(주 4회) △밀라노(주 4회) △프라하(주 4회) △로마(주 3회) 노선에 A350-900 투입이 잠정 결정됐다. 미주 노선의 경우 핵심 거점인 인천~토론토 노선에 매일 1회 운항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A350-900은 동체의 50% 이상이 탄소 복합 소재로 제작되어 동급 항공기 대비 연료 효율이 25% 이상 높고 탄소 배출량은 적은 최첨단 친환경 기종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에어버스와 A350 계열 항공기 33대 도입 계약을 체결한 이후, 올해 초 1호기를 인도받아 단거리 노선에 우선 투입하며 기재 적응력을 높여왔다. 이번 운항 스케줄 편성은 추가 도입 물량의 실전 배치가 장거리 노선까지 본격화되었음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의 이 같은 행보를 위기 속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 여파로 항공유 가격이 2배 이상 치솟자, 대한항공은 이달부터 우기홍 부회장 주도로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와 비상경영에 나선 상태다. 특히 대한항공은 지난해 10월, 기존 A350 여객기 도입 물량 중 일부를 고효율 화물기(A350F)로 전환하는 공시를 내는 등 수익 구조 다변화를 위한 기단 재편을 선제적으로 단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신기종 도입을 지속하는 것은 유가 변동성에 대한 내성을 키우고 아시아나항공 합병 이후의 글로벌 경쟁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이미 A350을 주력으로 운영해온 만큼, 통합 과정에서 정비 및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대한항공은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최첨단 기종의 노선 배치를 최적화하고 불확실한 대외 경영 환경에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