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IMF(국제통화기금)가 신흥국 금융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을 경고했다. 헤지펀드와 같은 비(非)은행 자본 비율이 높아지며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해졌다는 지적이다.
12일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IMF는 오는 14일 공식 발간할 예정인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GFSR)의 핵심 내용을 미리 공개했다.
IMF는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 시장에 대한 자본 유입액이 8배 증가해 누적으로 약 4조 달러(약 5900조원)에 이르렀다”며 “그동안 은행 자본 유입은 소폭으로 증가했고 대부분 채권 형태로 유입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신흥국에 대한 투자에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6년 국내총생산(GDP)의 약 9%에서 현재 15%로 증가했다”며 “자본의 80%는 헤지펀드, 연기금, 보험사 등 비은행 기업들이 제공했고 이 비율은 20년 동안 두 배 정도 증가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IMF는 “이러한 자본 유입은 은행 자본에 비해 글로벌 위험 요인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변동성이 높다”면서 “중동 전쟁 속에서 그 위험이 전면으로 부상했다”고 강조했다.
실제 신흥국 금융시장의 위기는 현실화 하고 있다. 이집트 파운드화는 이란 전쟁 이후 미국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가 15% 가까이 급락했다. 외국인 자본이 채권시장에서 80억 달러(약 11조8500억원) 규모로 빠져나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튀르키예도 리라화 급락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 시장에 개입하면서 금 보유량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이다.
IMF는 “외국 자본의 급격한 축소가 외부 자금 조달 압박을 심화시키고 차입 비용을 높이며 급격한 통화 가치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는 결국 경제 성장을 저해하는 금융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IMF는 헤지펀드에 대해 ‘가장 변덕스러운 자본’이라고 평가했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약 7%p 뛰자, 헤지펀드들의 신흥국 증권 보유 규모가 1.3% 감소하기도 했다. 반면 같은 환경에서 뮤추얼펀드는 감소폭이 절반 수준인 0.6%에 그쳤고, 보험과 연기금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아울러 IMF는 ‘사모대출(private credit)’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사모대출은 은행권 밖의 고금리 대출로 "신흥국들에서도 사모대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IMF 추산에 따르면 신흥국에 대한 사모대출 규모는 지난 10년 간 5배 폭증해 500억~1000억 달러(약 74조~148조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