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미국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이 미국 캘리포니아의 고속도로 안전을 책임지는 '배수로 지킴이'로 전격 투입됐다. 사람이 직접 들어가기 힘든 좁고 위험한 배수관과 교량 내부 점검에 스팟을 활용함으로써, 작업자의 안전 확보는 물론 막대한 예산 절감 효과까지 거두고 있어 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0일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따르면 스팟은 최근 캘리포니아 교통국(Caltrans)이 진행한 북부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하부 대형 배수관(Culvert) 점검 및 수리 공사에 투입돼 혁신적인 성과를 거뒀다. 당시 고속도로 하부 파이프 파손으로 싱크홀 발생 위험이 커진 긴박한 상황에서, 스팟은 약 90m 길이의 좁은 파이프 내부를 단 10분 만에 완벽하게 스캔해냈다. 이를 통해 교통국은 불필요한 굴착과 교통 차단을 최소화하며 약 6만 달러(약 90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점검의 핵심은 스팟에 장착된 슬램(SLAM) 라이다(Lidar) 기술이었다. 기존의 수동 측량 방식은 곡선 구간이 많은 배수관 내부에서 시야 확보가 어려워 정밀한 데이터를 얻기 힘들었다. 스팟은 자갈과 진흙탕 등 거친 지형을 자유롭게 이동하며 내부 균열과 구조적 결함을 3D 이미지로 실시간 전송했다. 이는 현장 엔지니어들이 지반 안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정확한 수리 범위를 설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캘리포니아 교통국은 배수관뿐만 아니라 교량 내부의 빈 공간인 소핏(Soffit) 점검과 터널 환기 시설 조사 등에도 스팟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유독가스나 붕괴 위험이 상존하는 밀폐 공간에 로봇을 대신 투입함으로써 무사고 현장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아론 챔버린 Caltrans 선임 엔지니어는 "위험 지역에 로봇을 투입해 사람을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스팟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캘리포니아 교통국은 북부 지역의 성공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주 남부 지역에도 추가로 스팟을 도입하는 등 로봇 기반의 스마트 인프라 관리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력이 글로벌 공공 인프라 관리 모델의 디지털 전환(DX)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