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구루=김예지 기자] 현대자동차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은 미국 프리미엄 시장에서 홀로 질주하고 있다. BMW, 렉서스 등 경쟁 브랜드들이 줄줄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제네시스는 1분기 역대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하고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 주요 브랜드 일제히 ‘역성장’…제네시스 전년 比 4.6%↑
14일 미국 자동차 플랫폼 카프로(CarPor)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1분기 미국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전년 대비 4.6% 증가한 1만8317대를 판매했다. 이는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거둔 1분기 실적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톱10' 브랜드 중 성장한 곳은 제네시스와 아큐라(+5.2%)뿐이다.
1위 8만4231대를 판매한 BMW가 차지했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했다. 2위와 3위는 렉서스와 벤츠가 기록해했다. 렉서스는 2.5% 줄어든 8만952대에 그쳤으며, 벤츠의 경우 7만 여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로컬 브랜드의 타격은 더 컸다. 뷰익는 전년 대비 무려 32.6% 급감한 4만1654대에 머물렀고, 캐딜락( 3만1098대·25.5%↓)는 두 자릿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아우디는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으나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지난해 말 기준 350개 이상의 딜러점과 메르세데스-벤츠는 380개 이상의 고객접점을 확보하고 있다. 아우디와 렉서스도 각각 315개와 244개의 딜러점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제네시스는 8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제네시스의 향후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대목이다.
◇ ‘SUV 라인업’ 내세워 링컨 턱밑 추격
제네시스의 미국 성장을 견인한 일등 공신은 SUV 라인업이다. 특히 대표 모델인 GV70은 세련된 디자인과 가성비를 앞세워 북미 소비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세단 위주였던 과거와 달리 GV80, GV70 등 탄탄한 SUV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제네시스는 이미 닛산 럭셔리 브랜드인 인피니티(1만2750대)를 가볍게 따돌렸으며, 미국 전통 럭셔리의 자존심인 링컨과(2만3731대)과의 격차는 5000대 수준으로 좁혔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연내 링컨을 제치고 순위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네시스의 이번 실적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게 현지 분위기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 럭셔리카 수요가 위축됐으나 제네시스를 선택한 소비자가 증가한 것은 제네시스가 '가성비'를 넘어선 '프리미엄'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이달 초 뉴욕 오토쇼에서 공개한 고성능 트림 ‘마그마(Magma)’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더 격상시켰다. 플래그십 세단 G90의 그랜드 투어러 왜건 타입인 ‘G90 윙백’ 콘셉트도 북미 시장 최초로 전시했다. 기존 고급스러운 이미지에 강력한 주행 성능까지 더질 경우 BMW와 렉서스, 벤츠 등 '톱3'와의 진검승부가 기대된다는 것.
현대차 관계자는 "북미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브랜드 인지도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며 "향후 전동화 전환과 고성능 모델 투입을 통해 미국 프리미엄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