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현수 기자]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Forbes)가 발표한 ‘2026년 한국의 50대 부자’ 명단에서 국내 유통업계 총수들의 희비가 갈렸다. 전통적인 유통 강자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순위권에서 제외된 반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유통가 인물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지켰다. 최근 신세계가 추진 중인 온·오프라인 통합 전략과 본업 경쟁력 강화가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포브스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발표한 2026년 한국 50대 자산가 순위에서 정용진 회장은 자산가치 21억달러(약 3조978억원)로 전체 28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0억달러(29위)에서 두 배 넘게 자산이 불었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신동빈 회장의 순위권 이탈이다. 신 회장은 최근 수년간 포브스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왔으나, 올해는 50위권 내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는 롯데쇼핑 등 주요 계열사의 주가 부진과 그룹의 핵심 축인 화학 부문의 업황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롯데가(家)의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자산 11억 달러(약 1조 6500억 원)로 46위에 이름을 올리며 순위권을 방어했다. 신동주 회장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다른 부호들 자산이 큰 폭으로 늘면서 지난해 27위에서 19계단 하락했다.
재계에선 이번 포브스 발표가 한국 경제의 체질 개선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과거 유통, 건설, 제조 중심의 부의 축이 이제는 기술 집약적인 반도체와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로 완전히 넘어갔다는 평가다.
이번 순위에서 패션·유통(Fashion & Retail) 총수들이 신흥 자산가에 이름을 올렸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가 총자산 27억달러(약 3조9825억원)로 21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14억5000만달러(약 2조1400억원)로 37위,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이 11억달러(약 1조6228억원)로 47위에 선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