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핀란드 배터리 스타트업 도넛랩의 협력사 경영진이 회사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전고체 배터리 기술과 생산능력을 과장했다는 지적이다. 올해 초 도넛랩의 발표 이후 제기된 의혹이 점차 확산되는 양상이다.
25일 국제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와 헬싱키 사노마트(Helsingen Sanomat) 등 외신에 따르면 라우리 펠토라(Lauri Peltola) 노르딕 나노 그룹 최고상업책임자(CCO)는 "헬싱키 경찰에 도넛랩을 형사 고발했다"고 밝혔다. 핀란드 금융감독청과 법무부에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딕 나노 그룹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태양광, 수소 등에 활용되는 첨단 나노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도넛랩의 파트너사다. 지난해 7월 도넛랩으로부터 투자도 유치했다.
펠토라 CCO는 도넛랩의 주장이 과장됐으며 대량 생산능력 역시 허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한 모든 말을 강력히 확신한다"며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배터리 상태는 올해 초 마르코 레디마키 도넛랩 최고경영자(CEO)의 발표와 다르다"고 말했다.
펠토라 CCO의 폭로가 확산되자 노르딕 나노 그룹 수장인 에사 파르야넨 CEO는 직접 해명에 나섰다. 펠토라 CCO가 배터리 팀 소속이 아니며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핀란드 세이나요키 응용과학대학 배터리 연구원 유호 헤이스카는 "그들(도넛랩)의 이야기가 무너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중국 SVOLT의 양훙신 최고경영자(CEO)는 "(도넛랩이 주장하는) 급속 충전과 극한 저온 성능, 400Wh/kg 에너지 밀도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사양"이라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미국 시카고대 셜리 멩 교수는 "실제 데모가 없어 신뢰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도넛랩은 핀란드 국립기술연구소(VTT)의 배터리 검증 결과를 공개하며 의혹을 반박했다. 해당 시험에선 도넛랩의 26Ah급 단일 배터리셀이 단 4.5분 만에 총 용량의 80%까지 충전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고속 충전 성능을 입증한 것처럼 보였지만 업계의 평가는 엇갈렸다.
에릭 왁스만 메릴랜드대 에너지 혁신 연구소 디렉터는 "고속 충전은 전극이 상대적으로 얇고 에너지 밀도가 낮은 배터리에서만 가능하며 도넛랩은 아직 에너지 밀도와 내구성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독일 배터리 테스트 기업 PEM 모션의 마르쿠스 게링은 100°C 환경에서 배터리 셀을 감싸고 있던 파우치가 팽창해 진공 밀봉이 파손된 점을 근거로 진정한 전고체 배터리가 아닐 수 있다고 추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