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한화큐셀이 독일 연구·개발(R&D) 거점에 3년간 약 1700억원을 투입한다. 고효율·고성능 태양광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중국 업체들과 기술 격차를 벌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3년간 1억2500만 유로(약 1690억원)를 쏟아 독일 탈하임 소재 기술혁신센터를 확장한다. R&D 비용으로 매년 3500만 유로(약 473억원)를 투자하고 2000만 유로(약 270억원)는 설비 구매에 쓴다.
탈하임 기술혁신센터는 한화큐셀의 연구 거점이다. 2015년까지 생산라인 5개를 갖춘 제조 공장이었으나 비용 절감을 위해 말레이시아로 라인을 이전하며 글로벌 연구소로 자리 잡았다. 중국 장쑤성 치둥과 말련 사이버자야, 한국 진천·음성 공장에서 만들어진 태양광 셀과 모듈이 모두 탈하임 기술혁신센터에서 시작됐다.
한화큐셀은 글로벌 R&D 본산인 탈하임에서 투자를 늘려 차세대 태양광 개발에 드라이브를 건다. 후발 업체들과 기술 경쟁에서 밀리지 않고 업계 선두를 지키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9~2024년 세계 태양광 신규 수요가 1200GW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전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으로 태양광 시장의 전망은 밝지만 한화큐셀이 처한 대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치킨 게임'이 심화되고 있어서다.
중국은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피브이인포링크(PV infolink)에 한화큐셀은 지난해 글로벌 태양광 모듈 생산량 순위에서 3위를 기록해 2018년 2위보다 한 계단 하락했다. 한화큐셀을 제외한 1~9위를 중국 업체가 차지했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과 물량 공세로 입지를 넓히는 가운데 한화큐셀은 범용 대비 수익성이 좋은 고부가 제품을 개발해 우위에 서겠다는 것이다.
고부가 제품 위주의 전략은 실제 시장에서 좋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한화큐셀은 글로벌 인증기관 디엔브이지엘(DNV GL)과 피브이이엘(PVEL)의 태양광 모듈 신뢰성 평가에서 5년 연속 '탑 퍼포머' 기업으로 선정됐다. 유럽과 호주에서 각각 7년, 5년 연속 '태양광 톱 브랜드'로도 뽑혔다. 해당 조사는 이유피디(EuPD) 리서치의 주도로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침투력 등을 기준으로 이뤄졌다.
미국에서는 주택용과 상업용 태양광 시장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미국 주택용 태양광 시장에서 25.2%, 상업용 시장에서 13.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정지원 한화큐셀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한화큐셀이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써온 기술 혁신의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투자 결정으로 차세대 혁신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