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독일 BMW가 모르코 광산 회사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코발트 공급에 손을 잡았다. 코발트를 안정적으로 수급하며 삼성SDI와의 협력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BMW는 마나젬(Managem) 그룹과 코발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 5년간 약 1억 유로(약 1350억원) 상당의 코발트를 받는다.
BMW는 모르코 광산에서 조달한 코발트를 파트너사인 삼성SDI에 제공한다. 삼성SDI는 이를 활용해 배터리 셀을 제조한다. 당장 5세대 전기 파워트레인에 탑재되는 배터리에 모르코산 코발트가 쓰인다.
안드레아스 벤트 BMW 총괄은 "5세대 전기 파워트레인에 필요한 코발트의 5분의 1을 모르코에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나머지 5분의 4는 호주에서 조달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BMW는 이번 계약으로 전기차 생산량 확대로 증가할 코발트 수요에 대응한다. BMW는 지난해 2023년까지 최소 전기차 모델(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포함) 출시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중국과 독일, 영국 공장 등에서 순수전기차 라인업 5개를 2년 내에 구축한다.
전기차 비중을 높이며 코발트 수급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BMW는 코발트 수요가 2025년까지 약 3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MW가 윤리적인 코발트 확보를 위해 직접 구매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코발트는 채굴 과정에서 아동 노동 착취와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해 논란이 됐다. 글로벌 기업들이 이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일자 BMW는 이른바 '착한 코발트' 조달에 나섰다.
지난 2018년 영국 스타트업 서큘러가 보유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생산 이력을 추적해 인권 침해 여지가 있는 코발트를 거르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삼성SDI, 독일 바스프와도 '지속가능한 코발트 채굴을 위한 프로젝트(Cobalt for Development)'를 진행 중이다. 코발트 광산의 작업 환경 개선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실제 채굴 광산에 적용한다. 이처럼 윤리적인 원재료 구매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BMW가 모르코 광산과 직접 계약을 체결했다는 분석이다.
BMW가 코발트를 안정적으로 수급하며 삼성SDI와의 협업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BMW의 오랜 협력사다. 양사는 2009년 8월 전기차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 있다. BMW 전기차 i3에 삼성SDI의 제품이 장착됐다.
작년 11월 추가 계약을 맺으며 협력을 이어갔다. 삼성SDI는 2021년부터 2031년까지 29억 유로(약 3조9000억원) 상당의 배터리를 납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