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밀레니얼 세대(1980~1990년대생)가 앞선 세대인 베이비부머 세대보다 술을 덜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주류업체가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트렌드에 맞춰 신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8일 글로벌 시장 조사기업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밀레니얼 세대의 6%만이 매일 술을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비부머 세대(1945~1965년생)의 14%가 매일 음주하는 것과 비교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또 밀레니얼 세대의 63%는 장기적으로 건강 위험을 피하거나 더 건강한 느낌을 받기 위해 술을 덜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한 달이나 몇 달에 한 번씩 마시는 술을 선호했다.
이오륜 유로모니터 음료&담배 부문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기간 소비 행태가 더 건강한 음료를 구매하는 방향으로 바뀐 가운데 주류도 예외가 아니었다"며 "아시아 밀레니얼 세대는 2020년 이전부터 올바른 음주 문화를 선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포스트-팬데믹의 주요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주류업체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제품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의 마케팅을 주목했다. 실제로 참이슬의 알코올 도수는 2012년 19%에서 2014년 17.8%, 2018년 17.2%, 2019년 17.0%에 이어 2020년 16.9%로 크게 낮아졌다. 한국 위스키 브랜드 골든블루의 도수는 36.5%로 일반 위스키보다 낮은 수준이다.
가향 음료도 주류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과일향을 첨가한 저알코올 혼합 음료(Ready To Drink, RTD)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눈에 띄게 증가했다. RTD 시장은 2014년에서 2019년 사이 60% 성장했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은 2024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저알코올 혼합 음료 판매량이 2019년 대비 34% 증가한 22억ℓ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오륜 선임연구원은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 개인 시간에 좀 더 집중하게 되면서 건강하고 편하게 마시는 음주 문화가 아시아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며 "도수가 낮은 주류나 과일향 맥주를 집에서 마시는 문화는 주류업체들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