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차세대 제품 생산을 자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가 아닌 대만 TSMC에 맡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업계의 우려를 샀던 삼성 3나노미터(nm) 공정의 낮은 수율(완성품 비율)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15일 IT 팁스터 ‘주칸로스레베(Jukanlosreve)'에 따르면 그는 최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삼성이 TSMC와 협력해 엑시노스 생산을 고려 중"이라고 올렸다.
이같은 주장의 구체적인 배경이나 근거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주칸로스레베가 삼성전자와 TSMC 3나노 공정에 대한 수율 차이를 지속적으로 언급해온 만큼, 양사 간 수율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3나노 공정 수율에 대한 국내외 소식을 종합했을 때 지난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3나노 1세대(SF3E)는 50~60%, 올해 양산을 개시한 3나노 2세대(SF3)는 20%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당초 삼성전자는 1차 수율 목표를 70%로 잡았었다. 반면 TSMC 3나노 2세대(N3E) 공정 수율은 82~86%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칸로스레베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3나노 공정 수율로 인해 삼성전자 차세대 AP인 '엑시노스 2500' 생산에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엑시노스 2500에 사용된 삼성의 3나노 2세대 공정 수율이 S25에 포함되기에는 너무 낮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업계에서도 엑시노스 2500이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 모바일(MX) 사업부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설(說)이 들려오고 있다. 내년 출시될 갤럭시 S25 시리즈 전 모델에 엑시노스 2500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탑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퀄컴은 당초 스냅드래곤 8 엘리트를 삼성전자와 TSMC에 나눠 아웃소싱할 계획이었으나, 전량 TSMC 3나노 3세대(N3P) 공정에서 생산하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오랜 고객사였던 구글이 TSMC로 돌아선 것 또한 ‘삼성 파운드리 위기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구글은 자사 차세대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에 장착할 AP '텐서5'와 '텐서6'를 각각 TSMC의 3나노 2세대와 3나노 3세대로 생산할 예정이다. <본보 2024년 9월 12일 참고 '결론은 TSMC' 구글 모바일 AI칩 텐서 G6 삼성 파운드리 '적신호'>
구글은 지난 2021년부터 삼성전자와 '반도체 동맹'을 맺고 픽셀 시리즈에 탑재할 텐서 칩을 공급받아 왔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AP 텐서를 개발하고, 파운드리사업부가 최첨단 공정을 적용해 생산하는 방식이다.
2022년 픽셀7 시리즈에 삼성 5나노 공정 기반 '텐서 G2'가 탑재됐다. 2023년 출시한 픽셀8 시리즈용 텐서 G3 칩셋도 삼성전자의 5나노 공정으로 생산됐다. 텐서 G3는 삼성전자가 위탁생산부터 패키징, 조립, 테스트 등 후공정까지 턴키(일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공개한 픽셀9 시리즈에 장착된 텐서 G4 역시 삼성전자가 납품했었다.
공고했던 파트너십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올 2분기께부터 TSMC가 구글의 차기 AP 생산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하면서다. 구글은 내년 공개할 픽셀10 시리즈에 적용할 텐서 G5 생산을 TSMC에 맡길 계획이다. 3나노 공정으로 생산하고 TSMC 독점 패키징 기술 ‘InFO PoP’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텐서 G6까지 TSMC가 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