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AI, 수송기 개발 착수…'기간 8년·예산 4조' 전망

훈련기·헬기 등에 이어 '미개척 사업' 진출 추진
국내 수송기 수요 100여 대 추산…해외수출 경쟁력은 '물음표'

 

[더구루=길소연 기자] 국내 유일 항공기 제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가 군 수송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T-50 훈련기와 수리온 기동헬기, KF-X 전투기 개발에 이어 '미개척' 사업 분야인 수송기 시장에 진출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AI는 최근 국내 및 해외 수송기 개발 현황과 수요 등을 분석한 국산 수송기 개발 사업추진 방안을 마련했다. KAI 측은 공군이 운용 중인 중형·대형 수송기 교체 및 추가 수요, 공중급유기와 해상초계기 등 '특수목적기'의 소요 현황을 감안, 국내에서 100여 대의 수송기 수요가 있을 것으로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우리 군이 운용 중인 수송기는 모두 해외에서 들여왔다. 공군은 미국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C-130 대형수송기와 스페인-인도네시아 합작 CN-235 중형 수송기를 보유하고 있다. 해군의 경우도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P-3C 해상초계기를 운용 중이다.

 

최근 병력 및 물자수송 임무가 늘어나고, 자연재해와 재난 등 비군사적 위협 대응 작전이 늘어남에 따라 군 수송기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란 판단이다. 또한 북한의 잠수함 위협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의 잠재적인 군사 위협에 대비한 감시정찰 수송기 전력을 늘려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KAI는 수송기와 특수목적기 개발 이후 이를 민항기로 개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기간은 KF-X 전투기 개발 기간 보다 짧은 7~8년, 투입 예산은 3~4조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또한 수송기 개발과 해외수출 마케팅을 위해 해외 협력 업체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로는 유럽의 에어버스, 브라질의 엠브라에르 등이다.

 

하지만 해외 수출 시장에서도 국산 수송기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현재 수송기시장은 미국과 유럽, 일본, 브라질 등 주요 항공업체들이 장악한 상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수송기 개발은 전투기 개발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기술 요구도가 낮고, 향후 유지보수운영(MRO) 물량 확보로 사업성이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해외 주요 항공업체들이 장악한 수송기 시장에 한국산 수송기가 경쟁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에서는 KAI가 목표한대로 7년 내 수송기를 개발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의문 부호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등 해외 사례를 봤을 때 개발기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것.  한 군사 전문가는 "일본의 경우 수송기 개발에 약 15년이 걸렸고, 중국도 해외협력을 통해 10년에 걸쳐 수송기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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