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랜드 주정부, 랩지노믹스 진단키트 결함 은폐…사용 압박"

WP, 주정부 랩지노믹스 배포 관련 문건 입수
가짜 양성 우려 표명했던 공중보건연구소 보름 안 돼 태도 전환

 

[더구루=오소영 기자] 메릴랜대 주립 공중보건연구소에서 랩지노믹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의 성능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지만 주정부가 이를 침묵하고 사용을 종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랩지노믹스를 공급받은 대학교에서도 의구심을 표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시간)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연구소가 (랩지노믹스의 진단키트에) 의심을 표명했지만 진단키트를 사용하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WP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로버트 마이어스 공중보건연구소장은 작년 10월 1일 메릴랜드 주정부 관계자와의 이메일에서 "연구소에서 랩건의 검사를 즉시 수행할 수 없다"며 "대학 연구실과 공유한 데이터에서 랩건 성능의 심각한 우려를 발견했다"고 경고했다. 이어 "위양성이 실험실 제품에만 해당하는 문제인지, 실험실 오류 또는 기타 원인에 따른 것인지 확신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앞서 랩건을 사용한 메릴랜드주 일대 요양시설과 학교에서 가짜 양성 판정이 빈발했다. 랩건의 정확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호건 주지사는 이를 즉각 반박했다. 그는 작년 9월 공식 성명을 통해 "랩건을 매일 활용하고 이를 주립 공중보건연구소 등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호건 주지사의 성명 발표 이후 주정부 관계자가 공중보건연구소에 배치 일정을 묻자 마이어스 소장이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마이어스 소장은 메일을 통해 "실험실 직원들이 주7일을 매일 12~14시간씩 일하는 데 지쳤으며 일부 실험실 장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사용 승인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랩건 사용에 회의적이던 마이어스 소장은 보름도 안 돼 태도를 바꿨다. 그는 10월 15일 연구실 직원들에게 "랩건의 PCR 검사를 가능한 빨리 도출하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밝혔다. 주정부에도 랩건 사용에 착수하겠다고 알렸다. 주정부의 압박에 공중보건연구소가 랩건을 배치했다는 분석이다.

 

진단키트의 성능에 대한 의문점은 대학·보건 관계자들도 제기했다고 WP는 보도했다. 타우손 대학의 경우 랩건 진단키트를 사용했을 때 60명이 넘는 학생과 교수진이 양성 반응을 보였지만 재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됐다.

 

당시 타우손 대학의 헬스 센터장이던 맷 골드스타인은 진단키트의 성능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공무원과 학교는 은폐하기 바빴다. 학교는 직원들에 이메일을 통해 학생들에게 재검사를 통보하며 "가능한 문제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정부는 진단키트를 소진하고자 민간 연구소 CIAN도 활용했다. 4월 390만 달러(약 44억원)에서 7월 1760만 달러(약 197억원)로 계약을 확대해 체결했다.

 

한편, 메릴랜드주는 작년 4월 18일부터 두 차례에 걸쳐 진단키트 '랩건' 50만개를 샀다. 당시 '한국 사위'로 알려진 호건 주지사가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해 화제가 됐었다. 주정부는 진단키트가 수주 전 FDA에 제출한 것과 일치하지 않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한 달 후 제품을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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