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오소영 기자] 롯데케미칼이 독일 바스프의 산화방지제를 활용해 '고투명 의료용 폴리프로필렌(PP)'을 생산한다. 투명성을 향상시킨 PP를 토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급증한 수요에 대응한다.
바스프는 2일(현지시간) "롯데케미칼이 바스프의 산화방지제 이가스탭(Irgastab®)을 활용해 의료용 애플리케이션에 필요한 PP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이가스탭은 폴리머의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과 산소로 인한 분해를 줄여준다. 초기 강성과 유연성, 외관 특성 등을 유지하도로 돕는다.
롯데케미칼은 바스프와 협업해 최소잔여형(LDS) 주사기에 최적화된 PP를 생산한다. LDS 주사기는 주사기에 남아 있는 잔량을 최소화해 백신 한 병에서 뽑아내는 주사량을 기존 5명분에서 6명분으로 20% 늘린 제품이다. 고투명 의료 인증을 받야하므로 소재인 PP 또한 변색이 발생해선 안 된다. 이가스탭은 PP 생산에 있어 변색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LDS 주사기 수요는 강력하다. 풍림파마텍이 제조한 LDS 주사기는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본격적으로 수출되기 전에 1만8000개의 주문을 올렸다. 국내에서도 주사기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PP를 적기에 공급해 LDS 주사기 수요 대응을 지원한다. 롯데케미칼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의료용 PP를 생산하는 회사다. 2010년 8월 고투명 의료용 PP를 개발해 2013년 4월 미 FDA 인증을 획득했다. 전남 여수공장 월 1만2000t, 충남 대산공장 월 7000t 등 연간 총 22만8000t의 생산량을 갖췃다.
의료용 수요가 늘며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1만1396t으로 전년 3551t 대비 3배가량 늘었다. 올 1분기에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약 1만300t이 판매된 것으로 추정된다.
강경보 롯데케미칼 전무는 "롯데케미칼은 의료용 PP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바스프와 이 시장을 선도하고 발전시키겠다"며 "이가스탭의 사용을 섬유와 시트로 확장할 방안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